20대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길거리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있으며 오가는 차량들 가운데는 한 표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아무리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다지만 대통령 선거는 선거정치의 정점이다. 비록 ‘비호감 대선’이니 정책 없는 ‘편가르기 대선’이라고는 하지만, 대통령 후보들을 향한 국민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높은 국민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관위가 17일 20대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투표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발표에 따르면 유권자 10명 가운데 8명(83.0%)은 3월 9일 열리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선관위도 최근 10년간 공직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투표의향 조사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촛불 시위가 전국을 강타했던 19대 대선 때도 82.8%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높은 수치는 상당히 주목된다.

무엇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 양상으로 지속되면서 유권자들이 행사할 한 표의 무게가 더 커졌다는 점이 큰 배경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른바 ‘진영 대결’이 심화되면서 각 후보들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상당히 집결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대선이 비교적 비호감도가 높은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의향은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내 손으로 직접 참여해서 상대적으로 유능한 후보를 뽑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투표율이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투표 의향이 높은 만큼 실제 투표율로 이어진다면 이번 선거 결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어느 쪽의 유·불리를 말하긴 어렵다. 지역과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다른 결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정치는 결국 유권자들의 참여와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아무리 선거정국이 혼탁하고 정쟁과 편 가르기가 성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바로잡고 세상을 바꿔나가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의 몫이다. 혹여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싶은 걱정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의향 조사 결과가 무척 반갑다. 이젠 실제로 투표 현장의 열기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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