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뉴시스)
2018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하는 4일 베이징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진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대치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고도로 계산된 단합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지도자와 대면 회담을 가진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시 주석과 회담을 가진 후 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렘링궁의 한 보좌관은 회담 후 정상들이 국제 및 안보 문제에 대한 공통된 견해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러시아와 중국이 무역, 에너지, 방첩, 외교, 국방, 안보, 역내 핫스폿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쉽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두 국가(중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적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가운데 두 권위주의 지도자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켰으며 이는 침공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고 미 관리들이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침공 위협을 과장하고 동유럽에 미군을 배치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과 나토에 대한 푸틴의 불만을 지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치를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했다.

두 정상은 이미 37차례나 지도자로써 만났고 우애를 자랑해왔다. 또한 지난 7여년 동안 양국간 교역액은 사상 최대인 147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이 수치가 20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물리적 운송을 돕는 것은 지난해 완공된 시베리아 아무르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될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관영 라디오와 TV 등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나는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지냈으며 세계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대체로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가깝고 자주 연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국은 방위에 협력하고 있으나 공식적인 동맹은 없으며 미 관리들과 군사 전문가들은 양국 군의 합동 훈련을 제외하고는 군사 협력의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부 러시아인들은 중국의 경제적 동요가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와 유럽에 대한 기업 이익과 세계 무역과 투자에 얽힌 경제를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봤다.

시 주석은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승인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보안 전문가들은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를 안정시키고 공산당 지도자로서 3번째 임기를 승인하는 정치 회담을 올해 말에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과 그 동맹 정부가 대만과 홍콩 등 시 주석이 정치적 통합을 하려는 움직임과 신장 지역의 무슬림 위구르 소수민족 탄압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공통의 적이 생겼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알렉세이 마슬로프 모스크바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소장은 WSJ에 “현재 중국도 중국 정치의 유일한 지지자로 러시아가 필요하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의 미래를 위한 동반자를 찾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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