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화면 캡처.
매운 음식 먹는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스트레스 해소할

‘매운 음식’에 소비자 ‘눈길’

라면에 스낵·아이스크림도

각양각색 매운 제품 출시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고추장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운맛’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족’이 늘면서 라면 등 간편식이 더욱 많이 판매됨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코로나블루 등 스트레스를 매운맛으로 해소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겨냥해 매운맛 식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에서도 BTS나 유명 유튜버가 즐기는 ‘힙한 음식’으로 고추장 및 된장의 수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고추장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 2000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고추장 수출 대상국으로는 미국 26.4%, 중국 17.3%, 일본 10.3%, 필리핀 6.0%, 캐나다 4.3% 등이다. 미국의 경우 매운맛 열풍이 부는 가운데 매운 소스 유행의 대표 식품인 칠리소스에서 이후 스리라차 소스로, 현재는 고추장으로 바뀌면서 판매까지 이어진 것이다.

SNS에서 인기를 끈 열라면 순두부. (제공: 오뚜기)
SNS에서 인기를 끈 열라면 순두부. (제공: 오뚜기)

◆역주행까지… ‘도전·극복’ 트렌드 특수 누리는 매운 ‘라면’

매운맛이 가장 잘 배어 있는 대표적인 라면의 경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뚜기의 ‘열라면’, 팔도의 ‘틈새라면’ 등에 이어 ‘염라대왕라면’ ‘불마왕라면’ 등의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나왔다.

실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대표적인 매운맛 제품인 ‘불닭·핵불닭 소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신장했으며 그중에서도 매운맛 라면의 매출이 7% 가까이 증가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이마트는 매운맛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지난달 3~12일 브랜드별 매운맛 라면을 최대 20% 할인하는 ‘새해에는 신(辛)나게’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행사 상품 17종의 스코빌 지수(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지표)와 맵기 정도 등의 정보를 담은 매운맛 라면 안내 고지문을 설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라면은 비상식량으로 떠올라 급격한 인기를 끌었다. 매운맛 라면의 대표적인 삼양식품 ‘불닭브랜드’는 삼양식품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지난해 불닭브랜드 매출은 4400억원에 달했다.

작년 팔도의 틈새브랜드 등 매운 라면 매출은 전체 라면 매출의 9.1%를 차지했다. 팔도는 매운맛 컵라면 ‘킹뚜껑’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스코빌 지수가 1만 2000SHU에 달하며 컵라면 중 가장 매운 제품이다.

이처럼 매운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지속 늘어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매운맛 제품에 대한 ‘도전’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단순히 즐기기보다 도전하고 극복하는 콘텐츠가 유행되면서 매운맛 제품이 더욱 인기를 끈 것이다.

일례로 1996년 출시된 오뚜기의 열라면은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역주행하기도 했다. 색다른 레시피를 선호하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순두부 열라면’이라는 이색 레시피가 입소문을 타 다시 떠올랐다.

열라면 반 개에 순두부 반 모, 계란과 다진 마늘, 후추가 첨가된 해당 레시피는 MZ세대 사이에서 ‘꿀조합’으로 각광받으며 각종 SNS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급격히 퍼졌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나혼자산다’에서도 이 레시피가 소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 (제공: 롯데제과)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 (제공: 롯데제과)

◆아이스크림에 과자까지… 맵찔이도 반한 매운맛

이러한 트렌드에 라면이나 떡볶이 등 기본적으로 매운맛이 나는 음식 외 매운맛 아이스크림 및 스낵들도 생겨나고 있다. 롯데제과는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를 내놨다. 빙그레도 붕어싸만코에 매운 불닭 소스를 넣은 ‘멘붕어싸만코’를 출시했다. 오리온은 ‘상어밥 매콤한맛’, 빙그레는 ‘꽃게랑 청양고추’ 등을 선보였다.

일부 업체는 ‘맵부심(맵기+자부심)’이라는 말을 제품에 표기하면서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맵찔이(맵기+찌질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매운 음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에 식품업계는 이색 매운맛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는 매운 라면 등 매운맛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더욱 다양한 매운맛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준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에 고통을 느끼게 되고 뇌에서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켜 일시적으로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와 관련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캡사이신이 항우울제와 비슷하게 우울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가 있으며 그러한 효과로 코로나19 시대에 매운 음식의 판매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과 가까이 위치해 있는 편의점도 매운맛 공략에 나섰다. 이마트24의 ‘딜리셔스 비밀탐험대(딜탐)’은 회의에서 어떤 상품을 출시할지 고민하다가 “스트레스받으니 매운맛이 땡기네”라는 한 팀원의 한마디로 인해 악마의 매운맛 콘셉트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이들이 선보인 매혹적인 악마의 매운맛 상품은 총 4종으로 ‘매워 죽까스 샌드위치’ ‘불타는 버건디 햄버거’ ‘눈물찔끔 삼각김밥’ ‘맵사분면 매운맛 좌표 테스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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