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학대 피해가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호주 여성안전연구기관은 2021년 2~4월 18세 이상 성인 여성 1만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팬데믹 첫 12개월 동안의 경험에 대해 물었다.
조사 결과 재정적으로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에 비해 인간관계에서 신체적 폭력과 정서적 학대를 경험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연구원들은 또한 경제적 차이가 있는 관계에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 협력한 호주 범죄학 연구소의 릭 브라운 부소장은 "파트너가 비슷한 수준의 수입을 얻거나 여성이 주로 생계비를 버는 친밀한 관계 내에서 일부 학대자들은 파트너를 통제하기 위해 성폭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여성의 40% 이상이 '경제적 상황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30% 이상은 일시 해고, 실직, 시간 단축 또는 임금 삭감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호주는 몇 달 동안 국경을 폐쇄하고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성을 높이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발견은 남성보다 여성이 팬데믹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유엔 성평등 기구인 유엔 여성기구가 작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염병으로 인해 여성은 학대, 성희롱, 폭력에 더 취약해졌으며, 이는 결국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쳤다.
방글라데시, 카메룬, 콜롬비아 등 13개국에서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의 45%는 자신 또는 그들이 아는 여성이 전염병이 시작된 이후 어떤 형태의 폭력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