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마냥 덧없이 흘러왔고 또 흘러가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은 듯싶다. 절대자의 계획하심이 있고, 또 그 계획을 이루어가는 경영하심이 있다는 진리가 살아 있기 때문일까.

근간에 있어졌던 이 나라 종교계의 시대적 참상(慘狀)이 낱낱이 드러나는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더욱더 그러한 생각이 든다.

장본인들은 그동안 썩고 곪은 종교현실을 얼마나 감추려 안간힘을 써 왔을까. 그러나 절대자의 계획 가운데는 드러나고 밝혀지지 않을 것이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미리 예고했으니, 지금이 바로 그때인 줄을 깨달았으면 한다. 종교가 부패했다면 사회 또한 다를 바가 없지 않겠는가. 그것은 ‘종교가 바로 서야 사회와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종교계의 수많은 사건․사고 가운데서도 특히 괄목할 만한 사건이라면, 역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선거에서 벌어진 종교지도자들의 ‘금권 타락선거’일 것이다. 그로 인해 금권 타락선거로 당선된 길자연 대표회장은 직무가 정지되기에 이르렀고, 또 한기총의 조직마저 필요악이 되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을 정도로 ‘한기총 해체운동’이 급물살을 타기까지 했다.

기록된 바와 같이 “돈은 일만 악의 뿌리다”라는 점과 이천년 전 예수를 핍박하고 죽였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 즉, 당시 종교지도자들이 바로 돈을 사랑했다고 성서는 정확히 증언하고 있다. 결국 그들의 말로(末路)는 한 시대가 끝장나는 영적심판뿐이었음을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교훈하고 또 경계(警戒)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도 그와 다를 바가 없는 종교현실을 바라보면서 이 세상 즉, 종교세상과 나아가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음을 충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에 대해 아직도 깨달음도, 회개도 없는 강퍅한 종교지도자들의 참상을 바라보면서 너무도 안타깝고 안타깝다는 생각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할 뿐이다.

며칠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지난 7월 7일 한기총 특별총회에서 결의된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인준 결의안’을 받아들임으로 ‘10당 5락’의 금권 타락선거로 직무정지 판결이 내려졌던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가 5개월 만에 다시 회장으로 복귀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으며, 이에 그들은 환호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대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의 직무가 살아났다 해서 한국 기독교가 다시 살아나고 종교가 살아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미 부패와 타락의 참상이 바닥을 쳤고 모든 거짓된 것이 드러나고 밝혀졌다면,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시대의 종교는 심판받았고 종말은 선언됐다는 진리를 인정하고 굴복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천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심판이 갖는 의미가 뭐겠는가. 모든 거짓된 것과 왜곡 그리고 부정과 부패가 더 이상 숨어 있지 못하게 드러나고 밝혀졌다는 사실이 바로 이 시대의 종교적 심판임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젠 낡고 낡은 밤 같은 시대가 아니요, 해가 중천(中天)에 떠 있어 진리와 진실이 숨 쉬며 살아 역사하는 낮과 같은 시대임을 신앙인은 물론 모든 국민들은 인지해야 할 것이다. 세월이 가는지 오는지를 분별치 못하는 가운데서 구태의연한 구습을 제발 벗어 버리자.

그래서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회개하여 진리 가운데로 나오는 일만이 사는 길이요, 이 시대에 태어나고 또 살아가는 가치가 바로 거기에 있음도 함께 깨닫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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