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팔봉면 호리 ‘구도범머리길’ 전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충남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팔봉면 호리 ‘구도범머리길’ 전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자연과의 대화와 소통 공간
정겨운 친환경 트레킹 코스
갯벌체험과 낭만적인 캠핑도

천년미소길·해미성지순례길
천주교신자 박해·아픔 서려
참회·기도하며 걷기 좋은 길

[천지일보 서산=김지현 기자] “산과 바다가 만나고 굽이굽이 걷다 보면 아름다운 자연 속의 나 자신과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확 트인 풍경을 바라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여러 가지 걱정으로 답답했던 속도 시원하게 풀리고 모처럼 집을 떠나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참 좋습니다.”

서산 아라메길을 찾은 등산객 김현미(49, 여, 서산시 해미면)씨가 심호흡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구도 범머리길 전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이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이다.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지역의 특색을 갖춘 사람과 자연이 함께 이루어진 대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아늑함과 포근함이 담긴 친환경 트레킹 코스다.

서산 아라메길은 자연스러운 길을 따라 서산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볼 수 있는 길이다. 언제든지 가족, 친구들과 정겹게 걸으며 자연 그대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에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시는 ‘아라메길’에 대해 “시작과 끝이 없는 길, 발걸음이 처음 가는 곳이 시작점이고 멈추는 그곳이 종점”이라며 “걷는 사람에 따라서 아라메길은 다양한 본인만의 길이 될 수도 있다”고 소개한다.

충남 서산의 대표 여행길인 아라메길 5개 노선 이름은 지난해 8월부터 붙여졌다. 서산시는 당시 공모로 접수한 745개 이름을 심사해 5개 구간 이름을 선정했다.

서산 아라메길 1구간 ‘천년미소길’ 가운데 위치한 ‘개심사’의 설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1구간 ‘천년미소길’ 가운데 위치한 ‘개심사’의 설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천년미소길, 해미국제성지순례길, 삼길나루길, 구도 범머리길, 도비마루길이다. 그동안은 아라메길 1구간, 아라메길 2구간 등으로 불렸다. 선정된 이름은 해당 노선의 상징성을 반영하면서 노선의 위치까지 알 수 있어 대내외 홍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기방 가옥~해미읍성까지

아라메길 1구간은 ‘천년미소길(길이 18㎞)’로 운산면 유기방 가옥에서 해미면 해미읍성까지 이어지는 노선에 있는 서산마애삼존불(국보 84호)을 반영한 이름이다. 주요 테마는 ‘역사, 불교, 숲, 민속’으로 소요시간은 6시간이며 난이도가 높아 ‘천천히 걷기’를 권한다.

코스별 거리는 유기방가옥(0)→선정묘(0.3㎞)→유상묵가옥(0.8㎞)→미평교(4.7㎞)→고풍저수지(5.5㎞)→용현계곡입구(6.8㎞)→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7.4㎞)→보원사지(8.9㎞)→개심사(11.4㎞)→임도접경지(13.4㎞)→분기점(공터 14.6㎞)→정자(조망대 14.9㎞)→해미읍성 북문(17.7㎞)→해미읍성주차장(18.0㎞)으로 이어진다.

유기방가옥, 유상묵가옥, 마애여래삼존상,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지는 길은 전통가옥과 불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용현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길에서는 상쾌하고 맑은 공기가 도보객의 피로를 풀어준다. 용현계곡 정상에서는 드넓은 A, B 지구 간척지 평야와 천수만을 볼 수 있다. 해미읍성에서는 국궁, 승마, 짚·죽공예 등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강댕이미륵블~용현리주차장

1-1구간은 9㎞, 3시간 코스로 난이도는 중(中)이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비롯해 보원사지, 개심사 등 백제 불교 문화 유적의 집성지이며 이외에도 강댕이미륵불, 방선암 등이 있다. 전망대에서는 확 트인 가야산과 서산한우목장의 드넓은 초지를 감상할 수 있다. 용현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여름에는 울창한 숲을 가을에는 단풍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코스별 거리는 강댕이미륵블(0)→쥐바위·인바위(0.2㎞)→마애여래삼존상(0.3㎞)→방선암(0.4㎞)→보원사지터(1.9㎞)→임도(3.1㎞)→개심사입구(3.9㎞)→전망대(4.2㎞)→전망대입구3거리(5.3㎞)→용현자연휴양림매표소(7.5㎞)→보원사지터(8.0㎞)→용현리주차장(9.0㎞)으로 진행된다.

서산 해미국제순교성지의 설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해미국제순교성지의 설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해미국제성지순례길 11㎞

2구간은 ‘해미국제성지순례길(11㎞)’로 조선 시대 말 천주교 박해 때 천주교인이 압송됐던 해미순교성지∼한티고개 구간이다. 해미순교성지가 지난 3월 교황청으로부터 국제성지로 지정된 것을 반영했다. 해미순교성지부터 대치2리 입구까지 3시간 코스는 해미순교성지에서 시작되는 도보 순례길로 해미읍성 서문, 한티고개 등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와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다.

서산 해미읍성 내 순교자 동상 위에 눈이 내린 모습.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해미읍성 내 순교자 동상 위에 눈이 내린 모습.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당시 고통 속에서 끌려가면서도 목숨으로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 했던 옛 순교자들의 천주교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으며 마음속으로 참회하고 기도하며 걷기에 더없이 좋은 길이라고 알려졌다.

코스별 거리를 보면 해미순교성지(0)→성지2로입구(1.0㎞)→해미읍성서문(1.6㎞)→해미읍성진남문(2.0㎞)→해미파출소(2.4㎞)→산수리회관(3.7㎞)→한서대입구(6.4㎞)→송덕함교차로(7.4㎞)→대곡1리마을회관(8.1㎞)→현대폐차장(8.7㎞)→한티고개(9.7㎞)→대치2리입구(11.0㎞)다.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황금산 코끼리바위와 삼길나루길

3구간은 ‘삼길나루길(8㎞)’로 대산읍 삼길포와 삼길산을 지날 때 삼길포와 인근 대산항에 많은 배가 있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황금산 입구부터 삼길포관광안내소까지 6시간 코스다.

코스별 거리는 황금산입구(0)→대진초교분기점(6.1㎞)→대죽1리마을회관(9.7㎞)→화곡교차로(12.4㎞)→삼길사(구해월사)삼거리(16.1㎞)→삼길포관광안내소(18.0㎞)이다.

황금산 입구에서 시작해 해변길, 마을 숲길, 농로 등 옛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삼길포항에 이르게 된다. 주변에 황금산 코끼리바위, 대산임해공단과 대산항이 있다.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구도와 고파도를 오가는 배, 팔봉산호의 모습.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범머리길, 호랑이 지명 많아

4구간은 ‘구도 범머리길’로 노선이 위치한 팔봉면 호리가 호랑이와 관련한 지명과 지형이 많은 것을 반영했다. ‘도비산마루길’은 부석면 도비산(해발 352m)에 있는 노선(8㎞)으로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란 뜻에서 선정했다. 팔봉산양길리주차장부터 팔봉산양길리주차장까지 22㎞나 되며 7시간 코스다.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구도 범머리길 전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코스별 거리는 팔봉산양길리주차장(0)→팔봉면사무소(2.5㎞)→솔감저수지(4.0㎞)→구도항(6.5㎞)→주벅(전망대9.5㎞)→팔봉갯벌체험장(14.0㎞)→호덕간사지(17.0㎞)→방천다리(20.0㎞)→팔봉양길리주차장(22.0㎞)이다.

팔봉산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이 구간은 천혜의 자연환경이자 생태자원의 보고인 가로림만의 빼어난 풍광을 직접 보고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곳으로 구도 포구의 눈부신 갯벌의 아름다움과 민물과 바닷물이 겹쳐 둠벙을 이룬 신기한 옻샘이 있다. 팔봉갯벌체험장에서 갯벌체험과 낭만적인 캠핑도 즐길 수 있다.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구도 범머리길, 유막골 전경.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서산 아라메길 가운데 구도범머리길 구도항에 저녁 노을이 진 모습. (제공: 서산시청) ⓒ천지일보 20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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