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홍도 맹호도석판화(한국,근대), 해학적인 호작도(안경끼고 담배피는 호랑이)조선말기 (제공: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2.1.13
왼쪽부터 김홍도 맹호도석판화(한국,근대), 해학적인 호작도(안경끼고 담배피는 호랑이)조선말기 (제공: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2.1.13

목판·판화·전적류 100여종 공개

조선 후기 다수 작품 첫 공개

템플스테이·교육 체험행사 풍성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임인년 호랑이해 설날을 앞두고 호랑이 관련 판화 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주목된다.

13일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박물관 전시실에서 2022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으로 ‘한·중 수교 30주년 설맞이 특별전:역병을 물리치는 동아시아 호랑이 판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티베트·베트남 등지의 목판화로 제작된 호랑이 관련 판화와 판목, 호랑이 부적, 종이오리기로 만들어진 호랑이 전지, 호랑이 관련 우키요에와 호랑이 관련 전적류 등 150여 점을 만나볼 수 대규모 호랑이 판화 특별전이다.

호랑이는 산악 국가인 한국에서는 산에는 불가사의한 어떤 위대한 힘이 있다고 믿었으며, 이를 의인화해 호랑이로 표현해 그림이나, 판화로 제작했다. 호랑이 판화는 집안의 대문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각종 재난과 역병, 나쁜 기운이나, 귀신을 막아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티벳, 베트남 등에서도 호랑이를 부적 판화로 만들어 정초에 대문이나 집안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악을 막아주고 역병을 퇴치하고자 노력했다.

재난을 막아주고 역병을 퇴치하는 호랑이 판화는 주로 호랑이와 매를 결합해 부적을 만들어 삼재를 극복하고자한 삼재부로 만들어졌으며, 도교의 부적인 천사진택(부적)과 금란장구부적등이 많이 사용됐다. 민화의 한 형태인 세화로 발전해 악을 막아주는 호랑이와 희망의 전령사인 까치가 결합한 형태인 호작도가 많이 제작됐으며, 중국에서도 정초에 호랑이를 주제로한 년화가 집안이나 대문에 붙이는 풍속이 유행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자료 중 눈여겨 볼만한 자료는 한국에서 주로 사용한 삼재부 판화와 금란장구부를 비롯해 중국 도교의 창시자인 장도릉이 호랑이를 타고 칼을 든 모습으로 모든 역병을 물리치는 부적인 장천사 진택은 줄여서 천사진택(天師震澤, 부적)이라 했다.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많이 사용하는 부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설맞이 세시풍습으로 사용했던 주로 흑백으로 표현됐던 한국의 호랑이 판화와 채색으로 표현된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호랑이 판화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한 중 수교 30주년이 시작되는 올 해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해, 장천사 진택 등 중국 호랑이 관련자료가 40여점이나 소개되고 있어, 한국과 중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호랑이를 통한 문화 교류가 다양하게 펼쳐온 것을 다시 한번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선학 관장은 “우리 선조들은 마음의 백신으로 삼았던 호랑이 부적을 희망의 불씨로 삼아 역병을 물리치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한 해를 기원한다”며 “이에 동아시아인이 사랑했던 호랑이 관련 부적과 세화를 모아 전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회 기간 전시교육 프로그램으로 호랑이 함께하는 템플스테이와 다양한 전통판화 교육도 마련된다. 박물관은 또 새해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호랑이 판화 인출체험도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4월 1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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