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53.97)보다 33.44포인트(1.13%) 내린 2920.53에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09.62)보다 29.32포인트(2.90%) 내린 980.30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6.9원)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장을 닫았다. 2022.1.6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53.97)보다 33.44포인트(1.13%) 내린 2920.53에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09.62)보다 29.32포인트(2.90%) 내린 980.30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6.9원)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장을 닫았다. 2022.1.6

인플레 지속 전망, 긴축 박차

기준금리 인상 속도 붙을듯

보유자산 축소까지도 검토

안전자산 선호 방향으로 선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장기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인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빠른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5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작년 12월 당시 연준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속도를 내 이전에 예고한 것보다 이른 올 3월 테이퍼링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3월 테이퍼링을 마치고 6월에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서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공개되자 외신들은 “연준이 좀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실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67.8%까지 올랐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1688명이었다. 또 4일에도 하루에 83만명이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연준이 이같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화 긴축으로 전환을 모색하려는 것은 공급망 부족이 완화되더라도 수요가 강하기 때문에 물가가 계속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곧 물가 인상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잡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전년동기대비 6.2%, 11월에는 6.8%를 기록하면서 1982년 3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행보를 두고 단순히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산 감축이라는 두 번째 수단을 써야 하는 정도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 FOMC 위원들이 의견 일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보유자산은 현재 8조 8천억 달러(약 1경 454조 4천억원)로, 최근 2년 사이 2배로 불어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고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과거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후 2년 동안 보유자산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고서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간 바 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 등 자산의 만기가 도래해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말한다.

따라서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강도 높은 통화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급랭시켜 금융시장에 그대로 전달됐다. 그간 세계 금융시장을 지탱해준 풍부한 유동성의 감소는 금융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리스크라 연준의 향후 행보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처: 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처: 뉴시스)

이로 인해 한국은행 또한 연초 기준금리 인상을 빠르게 가져가는 것은 물론 예상했던 것보다 연내 3회 이상은 더 추가 인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한국경제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며, 국내증시도 한동안 약보합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이 6% 물가상승률을 찍고 있는데, 상반기까지 고공행진을 벌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결국 임금 인상으로 이어져 장기화 될 수 있단 우려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시장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와 함께 주식시장이 보합세를 보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 연준은 작년만 해도 3월에 테이퍼링을 종료한 후 기준금리를 3번씩 올리겠다고 선언했으나 미국 물가 인상이 너무 심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긴축적으로 나서게 됐다”며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게 될 경우 환율은 1300원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높고,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자칫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우리나라는 환율이 안정적인 현장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이를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와 한일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하며 외환보유고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더 크게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5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7% 떨어졌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4%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4%나 급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었다.

6일(한국시간) 국내 증시 역시 전날보다 0.97% 하락한 2925.40에서 출발해 33.44포인트(-1.13%) 하락한 2920.5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9.32포인트(-2.90%) 떨어진 980.3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6.9원)보다 4.1원 오른 1201.0원으로 마쳐, 작년 10월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200원대를 돌파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1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31억2000만 달러로 전월말(4639억1000만 달러)보다 7억9000만 달러 줄어들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022.01.05.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1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31억2000만 달러로 전월말(4639억1000만 달러)보다 7억9000만 달러 줄어들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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