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 대선주자들이 앞다투어 달려간 건 ‘대형교회’였다.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일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 신년 주일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신년 주일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새해 첫 주말, 대선주자들이 앞다투어 달려간 건 ‘대형교회’였다.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일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 신년 주일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신년 주일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재명, 이낙연과 광주 찾아

‘원팀’ 강조한 메시지 전달

윤석열, 결국 김종인과 이별

尹 “다른 모습으로 재시작”

 

전문가 “李, 지지율 박스권”

“대장동 의혹, 정책도 과제”

“尹, 당내 갈등 수습 시급”

“이미지·정책으로 승부봐야”

[천지일보=원민음·이대경·윤혜나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의 해가 밝고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정국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선대위 쇄신을 외치며 민생 행보에 공을 들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현재 ‘원팀’ 행보를 보이며 안정권에 접어들었고, ‘울산회동’을 통해 하나로 뭉쳤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현재 뿔뿔이 흩어지며 재편성 중이다.

하지만 아직 대선은 2달여 남았기 때문에 어떻게 정국이 변할지는 모른다. 이에 본지는 정치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해결해야할 과제를 꼽아봤다.

◆이재명, 이낙연과 함께 ‘원팀’ 행보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 쇄신 후 이낙연 전 대표까지 등판해 본격적인 원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이 전 대표와 함께 광주를 찾아 “개혁·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정신을 믿는다”며 “단결된 힘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첫 회의에 이 전 대표와 나란히 참석했다. 지난달 27일 이재명·이낙연 공동위원장 체제로 비전위가 출범한 뒤 열린 첫 번째 회의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경쟁했던 모든 후보들이 온 힘을 다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이전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힘을 합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비문(非文)·호남 인사들의 복당을 언급하며 “동지들이 하나의 전선으로 다시고 모이고 있다”며 “새롭게 도약하는 분기점에서 함께 손잡고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거의 완성했지만 검찰의 일탈과 일부 기득권층의 타락 등 부족한 점이 참 많다”며 “새로운 일들을 이재명 동지와 민주당이 해내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설훈·홍영표·김종민·윤영찬·양기대 등 민주당 내 이낙연계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러한 행보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과 대비된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윤 후보는 선대위 해산을 밝히는 등 당내에서 계속 잡음이 일고 있어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첫 번째 비전회의’에서 함께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첫 번째 비전회의’에서 함께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1.5

◆윤석열, 김종인 내치며 대수술 단행

이 후보의 행보와는 상반된 윤 후보의 선대위는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전면’ 개편을 선언한 윤 후보는 ‘매머드급 선대위’라 불린 조직을 총괄상황본부를 중심으로 슬림화하자는 김 위원장의 쇄신안을 수용하면서 그를 내치는 결정을 진행했다.

윤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며 “지금까지 해 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등 중층 구조의 선대위와 새시대준비위원회 등 후보 직속 위원회를 모두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를 전면 쇄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사흘 만에 김 위원장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안을 내놓은 것이다. 선대본부장엔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을 임명했다.

선대위 자체가 해산되면서 당초 목표했던 ‘슬림한 선대위’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향후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기구인 선대위원회와 그 산하 본부를 전부 해체하고 선거대책본부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괄상황, 정책, 조직, 직능, 홍보미디어, 종합지원 등 6개 총괄본부 조직 중 정책총괄을 제외한 4개 본부는 규모를 줄여 총괄상황본부 아래 두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 낮추는 이재명의 과제는

이 후보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3~4일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응답률은 19.0%,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한 결과 이 후보는 39.1%, 윤 후보는 26.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3.1%p로 오차 범위 밖이다. 특히 지난 1일에 발표된 직전 조사의 격차(12%p)보다 더 커졌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대선 형국은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후보도 거듭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이나 열흘 사이에도 천지개벽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게 대선후보 지지율”이라며 “두려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남은 과제로 ‘지지율 박스권’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정책 공약’을 꼽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지지율 상승에 한계가 있다.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 상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박스권 돌파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박스권 돌파를 위해선) 이미지 탈피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는 아마 앞서는 지지율을 굳히기 위한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며 “국민의 아프고 간지러운 부분을 터치하는 정책을 준비해서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 가지고 온 대장동 의혹도 아직 꼬리표를 떼지 못했기에 전략적으로 잘 막기 위한 대비책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룸에서 선대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2.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룸에서 선대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2.1.5

◆쇄신 나선 尹, 돌파구는 어떻게

현재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걷고 있는 윤 후보는 반등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선대위 쇄신에 나선 윤 후보에게 당내 갈등 상황 수습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신 교수는 “윤 후보는 현 상황을 수습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대위 난항이 아닌 당 내부의 갈등”이라며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는 게 정치력이다. 윤 후보의 정치력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로는 ‘이미지 메이킹’과 ‘정책 차별화’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 후보 쪽에서는 본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다시 해야 될 것 같다. 소신을 가진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이제 만들어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정치적인 경험이 없다 보니까 주변에 휩쓸리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며 “자기의 원래의 모습 속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서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반등의 기회가 올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돌파구로 ‘정책적 차별성’을 강조하며 “지금 이 후보 쪽에서는 머리 심는 것까지 공약이 나왔다. 그런 모든 부분에서 풀어주는 공약을 남발하면 결국 국가의 미래에는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라며 “2030대가 우리나라 유권자의 44%다. 윤 후보 쪽에서는 2030과 집토끼를 다시 공략하면서 미래를 위한 정책을 부각시키며 행보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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