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는 3월 9일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2030 세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랬다. 사진은 노량진 공무원 고시촌 일대. ⓒ천지일보 2022.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는 3월 9일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2030 세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랬다. 사진은 노량진 공무원 고시촌 일대. ⓒ천지일보 2022.1.2

민주당 지지세 강했던 2030 세대

4.7 보궐선거 이후 분위기 반전

청년, 무너진 공정 해결도 관심

충청, 전략 투표할 가능성 있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청년 일자리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운 좋게 취업이 됐지만, 주변 친구들은 취업을 못 한 사람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에게 한 표를 줄 생각입니다.”

오는 3월 9일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2030 세대인 최석민(30, 남, 울산)씨는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외에도 공정의 회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030 세대는 최근까지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컸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서 촛불시위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키웠고, 2017년 제19대 대선(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2020년 제21대 총선 등 전국 선거에서 민주당에 큰 힘을 실어줬다. 소위 더불어민주당의 든든한 지지 계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 ‘LH 특혜 의혹’ 등 공정성 논란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실망한 MZ세대가 문 정부에 등을 돌렸고, 결국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자리는 야당이 꿰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해돋이 : 지구 한 바퀴' 온라인 해맞이 행사 뒤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1.1 [공동취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해돋이 : 지구 한 바퀴' 온라인 해맞이 행사 뒤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1.1 [공동취재, 연합뉴스]

이 흐름은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거대 양당의 두 후보 모두 청년 세대를 위한 공약 개발과 소통 등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박용진(가명, 26, 남)씨는 “솔직하게 말하면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말로는 청년을 위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정책을 낸 적이 있느냐. 취업 현장에서 고생하는 청년의 어려움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김일환(29, 남)씨는 “원래는 대기업에 입사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고용 자체를 많이 하지 않다 보니 공무원 시험 준비로 선회했다”며 “다음 대통령은 경제를 살려서 기업이 신규 채용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 역시 자신과 가족 의혹에 대해 빠른 사과를 하면서 2030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캐스팅보트 충청… “경제부터 살려야”

대선을 포함한 주요 선거 국면마다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했지만, 정작 지역에서 지도자가 나오지 않았던 충청 지역은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대전 도마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박원자(56, 여)씨는 “코로나 이후 경제가 너무 안 좋아서 매일 폐업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 중에 누가 되든 상관없는데 제발 나라 경제부터 살려놓고 정치를 하든 외교를 하든 했으면 좋겠다. 정말 이제는 한계가 와서 큰일”이라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어 “좀 엉뚱해보이기도 하지만, 허경영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진짜 이루어진다면 우리 국민경제에는 제일 좋을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천안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김주영(45, 남)씨는 “윤석열 후보가 지난 번 간담회에서 말한 것처럼 ‘사업하기 좋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꼭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이재명 후보는 말은 화려하게 잘하는데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과거 행동들을 볼 때 인간적으로 믿음이 안간다”고 말했다.

충청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다만, 이들은 국민의힘에 전략 투표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청주 가구거리에서 만난 신정은(가명, 26, 여)씨는 “안철수 후보가 최근 당근마켓으로 선거 유세를 하는 걸 보고 호감이 생겼다”라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는 걸 반대하고 있어서 야당 유력후보인 윤석열 후보를 뽑아 방어투표를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다정동에서 만난 김소연(가명, 46세, 여)씨는 “이번 정부는 실패했다고 본다. 경제뿐 아니라 방역도 낙제점”이라며 “세종에는 그동안 확진자가 많지 않았는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를 지지하지만, 희망이 없어 보여 좀 더 분발해 지지율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신년주일예배에 참석해 김삼환 원로목사와 인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2.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신년주일예배에 참석해 김삼환 원로목사와 인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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