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사이의 ‘은밀한 거래’가 만천하에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국이 큰 소용돌이에 빠졌다. 불과 며칠 전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한 번의 충격에 빠진 터라 준비되지 않은 정국에 던진 충격의 파장이 크고 깊다.

곽 교육감은 비리로 몰락한 공정택 전 교육감과의 차별성과 도덕성을 앞세워 당선됐다. 그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 유세에서 “부패 비리 꽉 잡는 진보 단일 후보 곽노현”이라고 외쳤다. 취임 후에는 또 “교육감이 비리를 척결하고 반부패 교육 행정을 이루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같이 부패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국민에게 자신을 자랑스럽게 소개했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곽 교육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박 교수의 처지가 딱해서 선의적 의도로 지원한 것”이라며 돈 준 것을 합리화하려 했지만 곽 교육감의 궁색한 변명은 검찰의 수사를 통해 거짓임이 드러났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돈 문제로 다퉈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곽 교육감은 “범죄인지 아닌지, 부끄러운 일인지 아닌지 는 사법 당국과 국민의 판단에 맡긴다”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미래의 꿈나무들을 제대로 키워야 할 교육자, 그것도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이 거짓으로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에 여야를 막론하고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청렴결백은 공무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녀야 할 덕목이자 지켜야 할 당연한 의무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크다 할 것이 아니라 먼저 내 눈의 들보를 빼고 나랏일에 임하는 공무원을 바라는 것이 허황된 꿈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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