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여의도 정치민심은 ‘곽노현 쇼크’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렴을 자부해왔던 진보진영에 있어서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현 정부에 등 돌린 민심으로 나름 보궐선거와 총선에서 자신감을 나타냈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단 며칠 만에 곽노현 쇼크로 침몰하는 분위기다. 곽노현 교육감 당선에 1등 공신으로 자리한 민주당 역시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곽노현 교육감은 지난 교육감선거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후보가 자진사퇴하는 조건으로 선거 후 2억 원을 지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곽노현 교육감은 “박명기 교수와의 후보단일화는 민주 진보진영의 중재와 박명기 교수의 결단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며 2억 원을 지급한 것은 선거와는 무관하게 박명기 교수가 “경제적으로 몹시 궁박한 상태이며 자살마저 생각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2억 원을 지원한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차용증 한 장 없이 아무 조건 없는 2억 원의 지원을 두고 국민들은 과연 이 말을 믿을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더구나 곽노현 교육감이 2억 원을 직접 입금하지 않고 제3자가 입금했는데 곽 교육감은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차명을 이용하는 것이 무언가 구린 구석이 있어서 3자 입금처리한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더 의심스러워하고 있다. 그렇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데 간편한 직접 입금을 놔두고 제3자를 통해 입금하는 것은 상식 밖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모두 오해라고 곽노현 교육감이 말할 수 있다면 이는 곽 교육감과 박명기 교수와의 사이가 워낙 돈독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억이라는 거금을 차용증 한 장 없이 갚든 말든 그냥 준 돈이라면 이는 상식적으로도 둘 사이가 보통사이가 아닌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29일 검찰에서 밝힌 “박명기 교수가 곽 교육감 측에 금품을 요구하는 녹취록과 단일화 대가로 7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에 대해 말해야 한다. 검찰이 거짓으로 녹취록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며 이는 재판과정에서 속속 그 실체가 드러날 일이다.

검찰은 지난 26일 이 같은 물증을 토대로 곽 교육감 측으로부터 후보 사퇴 대가로 7억 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박 교수의 진술을 받아내 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재판부에서는 구속을 결정했다. 그렇게 친분이 돈독했더라면 정말 선의에 의해 지급한 2억 원을 받은 박명기 교수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곽교육감 측에 금품을 요구한 녹취록은 도대체 무엇인가!

곽노현 교육감은 말해야 한다. 국민에게 해명이 덜 됐기 때문이다. 곽 교육감의 해명 기자회견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지금 여야를 불문하고 곽노현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 진보진영마저도 등을 돌린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 교육감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본인이 떳떳하다면 국민 앞에서 당당히 밝히라. 밝히지도 않고 사퇴도 안하는 곽노현 교육감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행위다. 곽노현 교육감,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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