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둔 대선정국 여야 후보의 처신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특히 야당의 분열과 선거대책본부의 내홍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현대 정치사에 이런 형국이 언제 있었을까 하는 개탄이 나온다.

대장동 키맨으로 분류되고 있는 성남시 도시공사 김문기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가족들의 의견에 따르면 대장동 사건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수시기관과 도시공사의 추궁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기자들에게 김문기 처장에 대해 질문을 하자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각 신문에 나온 사진들을 보면 뉴질랜드 출장여행에서 김 처장이 수행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 유, 불리에 따라 말을 자주 바꾸고 때로는 뻔한 사실도 거짓으로 일관해 온 이 후보의 이번 언행에 국민들은 얼마나 점수를 줄까.

미국 제37대 대통령 닉슨은 워터게이트사건(Watergate Case)으로 대통령직에서 하야했다. 그가 대통령직을 내려놓은 중요한 것은 뇌물이 아니고 바로 거짓말이었다. 대통령 후보의 언행은 진실해야 하고 거짓말을 했을 때는 응당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여당 송영길 대표의 억지 이비어천가를 들으면 실소를 머금게 한다. 이 후보의 과거음주운전 비판을 디스하면서 이 후보가 공적인 일을 수행하다가 적발된 것이라는 옹호 논리를 폈다. 야당 후보 부인이 평소 존댓말을 쓰지 않는다고 최순실보다 더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경력이 적지 않은 여당대표가 내놓은 것마다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야당 후보에게 캘 것이 없으니 이제 웃음거리가 될 소재만 찾는 것인가.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전라도 지역 선대위 구성에 나가 정치신인의 세련되지 않은 실수를 반복했다. ‘민주당에 들어갈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물론 정권 교체 열망이 뒤에 들어갔지만 하지 말아야할 말을 한 것이다. 해야 할 소리, 하지 말아야 소리마저 구분하지 못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의 힘을 쭉 빼놓은 실수로 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선대위를 전격 탈당한 이준석 대표의 행보에는 말문이 막힌다. 이런 인물이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주도할 야당대표인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선출됐을 당시의 우려가 나타난 것이다. 전적분열로 당에 총질하는 좌충우돌 행태는 상대 당만을 이롭게 하는 역적행위다. 공동선대위직을 사퇴했으니 대표직도 내놓는 것이 옳다. 이 대표의 정치생명은 이번 처신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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