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치료해달라는 딸의 호소 제보
“지난 14일 확진판정 후 건강악화”
“질병청 이송 승인만 기다리는 중”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저와 엄마는 (병상이 부족해) 지금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건강하던 아빠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제대로 된 검사나 치료도 못 받고 오로지 혼자서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원통하고 미안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중환자 병상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코로나 치료 병상이 없습니다. 아빠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제보 글이 접수됐다.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대기 중인 코로나 중증환자(51세)의 딸이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아버지가 “지난주부터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중환자 병상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대기 중에 있다”며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제보자는 “(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고, 정부에서 이송 명령이 나야만 큰 병원으로 이송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이제는 폐기능이 상실되고 몸에 산소가 형성되지 않으며,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지난 1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는 양성 판정 당시 바로 은평소방학교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으며 해당 센터에서 건강상태가 악화돼 17일 서북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이후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폐는 이미 심각한 상태였고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해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한 CT 촬영도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조차 안 되고 병원에서는 대소변도 병상에서 받아내야 한다고 한다”며 “하루 한시가 고비이고, 이제는 오로지 질병관리본부에서 이송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의사선생님도 처음부터 위급하다고 판단하고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현장에는 아무런 권한도 정보도 없다고 한다”며 “처음에는 관계 기관이나 병원이 연락도 안되고 소통이 안 돼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전화벨이라도 울리면 혹시라도 상상하기 싫은 연락이 올까 봐 너무나 두렵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국가가 힘을 집중하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평생토록 갚겠다”며 “제발 아빠를 살려 달라. 병실은 좀 더 빨리 늘리고, 장비는 좀 더 많이 구입하면 안 되냐. 이곳에 집중해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사회나 관료주의의 의사결정시스템과 절차, 업무효율성 등에 대해 전혀 모르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지금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길 간절히 희망한다. ‘병실이 부족하다 곧 소진된다’고 할 때 이미 현장은 병실이 소진된 지 오래이며 지옥이며 아수라장”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주변에는 코로나에 확진돼 몸이 아파도 연락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구청으로부터 코로나 관련 증빙용 문자를 받기 위해서는 전화도 1주일 넘게 불통이라 직접 구청을 방문해 연락 달라고 신청서를 기재해야 며칠 뒤에나 문자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발 아빠만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도와 달라”며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또 누군가 좋은 방안이 있다면, 또 어디인가 병실이 있다면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