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둘레길 가운데 포천 산정호수 전경. (제공: 포천시청) ⓒ천지일보 2021.12.10
경기도가 외곽  860㎞를 연결해 곳곳에 자리한 생태·문화·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했다. 사진은 경기도 둘레길 가운데 포천 산정호수 전경. (제공: 포천시청) ⓒ천지일보 2021.12.10 

경기도, 외곽으로 둘레길 조성

숲실·갯길·평화누리길·물길
북한 개풍군 일대 한눈에 보여

포천 협곡 동굴 자태 감상해

길 곳곳에 사진 촬영 명소 많아

25층 높이 시화나래 달전망대

[천지일보 경기=김미정·김정자·송미라·이성애 기자] 경기도 15개 시·군의 끊겼던 외곽도로가 자연경관과 어울려 ‘경기 둘레길’로 탈바꿈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8일 김포, 시흥, 포천 등을 중심으로 둘레길을 찾아 탐방을 했다. 

경기도는 외곽 860㎞를 연결해 곳곳에 자리한 생태·문화·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했다. 경기 둘레길은 15개 시·군의 끊겼던 숲길, 마을안길, 하천길, 제방길 등 기존 길을 연결해 순환하는 도보 여행길로 2018년 11월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난달 15일 완성됐다. 총 60코스로 각 시·군의 특성에 맞게 구성됐으며 평화누리길, 숲길, 갯길, 물길 등 4가지 종류의 길로 구성됐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김포·파주·연천에 해당하는 평화누리길은 비무장지대(DMZ) 외곽 길을 연결했으며 숲길은 포천·가평·양평, 물길은 여주·이천·안성, 갯길은 평택·안산·시흥·화성·김포로 나뉘어 있다. 둘레길 중에는 국유림이 포함돼 있어 국유림에 해당하는 코스를 방문할 경우 경기둘레길 홈페이지에서 방문 신청을 해야 갈 수 있다.

[천지일보 김포=김미정 기자] 경기 둘레길 가운데 해안철책길(평화누리길 1코스)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1.12.10
[천지일보 김포=김미정 기자] 경기 둘레길 가운데 해안철책길(평화누리길 1코스)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1.12.10

◆둘레길의 시작, 평화누리길

평화누리길과 갯길에 속한 김포시 구간은 총 7개 코스로 76.4㎞에 이르며 시작(1~4코스)과 마지막(57~60코스)에 해당된다.

평화누리길 코스는 대명항~문수산성 남문 입구~애기봉 입구~전류리포구~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일산대교~킨텍스~가덕교~동패지하차도다.

1코스인 대명항~문수산성 입구 구간은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으며, 끝없이 이어진 해안철책길을 마주하며 걷다 보면 분단국가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선조들이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키던 덕포진과 52년간 바다를 지켜온 운봉함 내부를 체험할 수 있다. 함상공원~덕포진 전시관 구간은 역사문화 코스로 바다 생태 경관을 감상하다가 왕복으로 걸어가며 보기에도 좋다.

문수산성 남문 입구~애기봉 입구 구간은 조선 숙종 때 축성한 문수산성을 따라 문수산 숲길을 걸으며 힐링할 수 있다. 눈 앞에 펼쳐진 강화해협과 그 너머 펼쳐진 산하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가는 길에 김포국제조각공원과 다도 박물관도 볼거리다.

애기봉 입구~전류리포구에서는 겨울철 철새가 창공을 날아오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새로 조성됐는데, 이곳은 북한 개풍군 일대를 볼 수 있는 전망대와 한강 하구의 역사,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또 한강이 보이는 서울 근교 캠핑장인 한강오토캠핑장도 있어 가족·연인들에게 인기 있다.

4코스는 김포와 고양을 걷는 길이다. 전류리포구~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일산대교~킨텍스~가덕교~동패지하차도 구간은 한강 바람을 맞으며 김포평야 가장자리를 걷다가 생태공원에서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하동천생태탐방로의 김포한옥마을, 김포아트빌리지에 마련된 다양한 포토존에서 여행 중 추억의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갯골 생태공원 드론 전경.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21.12.10
하늘에서 바라본 시흥 갯골 생태공원 전경.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21.12.10

◆숲길 따라 펼쳐지는 계곡과 호수 전경

경기 숲길을 걸어가다 보면 푸른 숲과 계곡, 호수를 볼 수 있다. 비둘기낭 폭포~멍우리 협곡~한탄강 둘레길 주차장~주목나무길~운천시외버스터미널 등의 코스가 있다. 

이 가운데 비둘기낭 폭포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인기를 끌면서 함께 유명해졌다. 드라마 내용 속 ‘생사초’라는 약초를 처음 발견한 신비의 계곡 언골의 촬영지가 바로 이곳이다.

비둘기낭이라는 명칭은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졌다.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내에 있는 이곳은 한탄강 8경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며 천연기념물 제537호로도 지정됐다. 비둘기낭 폭포는 지질·지형학적으로 하식동굴, 협곡, 두부침식 등 하천에 의한 침식 지형을 관찰할 수 있고 주상절리,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도 확인할 수 있다.

한탄강에 흐른 용암의 단위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폭포 주변을 굽어볼 수 있는 계단과 데크가 설치돼 있어 주상절리 협곡과 움푹 팬 동굴의 신비로운 자태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비둘기낭 폭포를 지나 그 다음 코스로 만난 곳은 멍우리 협곡이다. 한탄강에 흐른 용암의 형성 과정을 가장 잘 보여준다. 한쪽은 침식을 받아 완만한 경사를 볼 수 있으며 다른 한쪽은 굵직굵직한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이 오롯이 남아 있다. 약 40m의 절벽이 약 4㎞에 걸쳐서 이어진다. 그 주변으로 한탄강 둘레길 등 다양한 산책 코스가 조성돼 있어 맑은 공기를 마시며 협곡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멍우리 협곡을 지나 걷다 보니 병풍과 같은 웅장한 명성산을 중심으로 호수 양옆에 망본산과 망무봉을 끼고 있는 산정호수에 다다랐다.

산정호수는 산속의 우물과 같은 맑은 호수라 해서 산정호수라고 불린다. 1925년 농업용수로 이용하고자 축조된 저수지였으나 주변 경관의 수려함에 현재는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포천 대표 관광지로 바뀌었다.

호수를 한 바퀴 감싸고 있는 산정호수 둘레길은 수변데크길, 송림이 울창한 숲길, 붉은빛 적송 아래 조성된 데크, 조각공원 등 약 3.2㎞에 이르는 평탄한 길이다.

이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고,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서 사라지지 않아 산정호수의 참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겨울밤에 보는 호수는 아름답다. 수많은 불빛 조형물이 조각공원과 산책길 곳곳을 빛냈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겨울축제 ‘달빛마실’이 열려 여유롭게 달빛 산책을 즐겨볼 수 있다.

시흥 소래산 둘레길.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21.12.10
[천지일보 시흥=김정자 기자] 시흥 소래산 둘레길 등산로를 올라가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 ⓒ천지일보 2021.12.10

로맨틱 데이트코스와 출사지로 인기 높아 

둘레길 중 갯길에 속한 시흥시는 대부도 관광안내소~시화방조제~오이도 기념공원~시흥 배곧한울공원 코스로 나뉜다.

시화방조제는 안산 대부도와 시흥 오이도를 이으며 11.2㎞ 길이이다. 시화방조제를 걷다 보면 시화나래조력공원에 다다르며 이곳에 가장 핫플레이스인 시화나래 달전망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달전망대는 아파트 25층 높이에 해당하며 1층에서 전망대까지 이르는데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금방 도착했다. 전망대에 오르면 시화공단, 배곧신도시, 송도신도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오이도 방향으로 향하면 빨강등대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데이트 코스 혹은 출사지로 인기가 높다.

오이도 항구의 빨강등대가 보이는 전경.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21.12.10
오이도 항구의 빨강등대가 보이는 전경.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21.12.10

오이도는 시흥시 정왕동 서쪽 바닷가 지역으로 원래 육지에서 약 4㎞ 떨어진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갯벌을 염전으로 이용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빨강등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일몰에 조명으로 빛을 발하는 생명의나무 전망대가 나온다.

53코스는 시흥 배곧한울공원~월곶포구~방산대교~시흥연꽃테마파크로 17.5㎞로 4시간 40분이 소요된다. 깔끔하게 정비된 배곧한울공원은 저녁노을 풍광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공원 앞으로 펼쳐진 바다와 함께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해수체험장을 만날 수 있다. 도심 속 휴식처로 많은 시민에게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게 한다.

배곧한울공원을 지나 달이 머물다 가는 곳인 월곶포구에 이른다. 월곶포구는 서해 특유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담고 있으며 석양이 아름다운 산책로로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로 제격이다. 월곶포구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는 횟집에서 신선한 회를 즐길 수도 있다. 포구의 야경과 함께 연인,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 좋은 곳이다.

월곶포구의 종합어시장을 지나 시흥갯골에 이른다. 시흥갯골은 경기도 유일의 내만갯벌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 해양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적 우수성으로 시흥시의 생태환경 1등급 지역이다. 소금 창고와 염전체험장, 사구식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시흥갯골생태공원 내에 있는 미생의 다리는 방산대로(서해안로) 동쪽에 조성한 생태교량의 자전거 다리로 ‘미생’은 ‘미래를 키우는 생명도시’의 줄임말이며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일출 촬영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둘레길 54코스는 시흥 연꽃테마파크에서 안현지하차도~은계호수공원~부천소사역으로 14.9㎞로 5시간이 소요된다. 시흥 연꽃테마파크는 연꽃 명소로 손꼽히며 8월에 가장 아름다운 연꽃을 만나볼 수 있다. 드넓게 펼쳐진 연꽃밭과 다양한 연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비 오는 여름밤이면 활짝 핀 연꽃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명물이다. 보통천 물길을 따라 호조벌을 걷는다. 호조벌은 백성을 구휼하기 위해 300년 전 바다를 막아 만든 간척지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이르는 시흥시 최대 곡창지다. 잠깐 신천동 도심구간을 걷고 소래산으로 들어선다.

소래산은 경사와 적당한 바위 타기 그리고 산림욕장까지 갖추고 있다. 소래산 중턱 거대한 장군(병풍)바위에는 고려시대 전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14m 높이의 마애보살입상(보물 제1324)이 암벽에 그림을 그린 듯 새겨져 소래산 천년을 지켜오고 있다.

◆마지막 구간, 김포 대명항서 맛보는 활어와 꽃게

60코스의 둘레길 중 마지막을 장식하는 57~60코스는 아라김포여객터미널 앞~김포장릉~김포 새솔학교~함배·수안마을버스정류장~대명항 구간이다.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벗어나면 마리나컨벤션 옥상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은 사진으로 남기기에 좋다.

58코스의 시작점인 김포장릉은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과 인헌왕후 구씨를 모신 능으로 쌍릉 형태를 보인다. 이곳은 김포와 인천 경계를 이루는 가현산 가지능선 숲길이 실핏줄처럼 이어진다.

어느덧 걷다 보니 수안산성이 눈 앞에 나타났다. 수안산성은 삼국시대의 성터로 돌로 쌓은 성벽이 약 685m 정도 남아 있으며, 성안에서 조선 시대에 설치했던 봉수터가 남아 있다.

수안산 정상에서 수안산성을 감상한 후 승마산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고 내려가면 둘레길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대명항에 다다른다. 근처에 있는 대명항 수산시장에서 활어회 한 접시와 꽃게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며 여정을 마무리해보는 것도 괜찮다.

둘레길 조성으로 관광객들은 단순히 길을 걷는 것뿐만 아니라 코스를 돌면서 스탬프를 모을 수 있는 재미도 같이 즐길 수 있다.

최용훈 경기도 관광과장은 “비대면 시대, 걷기 여행은 이제 치유와 더불어 삶의 질을 높이는 일반적인 여행 트렌드가 됐다”며 “경기 둘레길 내 4개 권역별 다양하고 새로운 경기도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