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에서 발견된 사제 드론. (출처: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실)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에서 발견된 사제 드론. (출처: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실)

가스공사 “국정원·연수경찰서 조사 중”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국가보안시설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침입했는데 직원들은 몰랐고 추락한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는 국가보안 ‘가급’ 지역이지만 드론에 대한 대책이 사실상 없어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천지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일 오전 9시 35분쯤 기지 내 공기식 기화기(LNG 기화 굴뚝) 주변에서 직경 25㎝의 드론이 추락한 채 발견됐다. 해당 드론은 정식품이 아닌 사제품으로 액션캠을 탑재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국가보안 가급 지역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침입했는데, 추락한 드론을 발견하기까지 아무도 몰랐다”며 “이는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의 느슨한 근무환경에서 온 근무 태만의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에선 울타리에는 CCTV가 있어 감지가 되지만 항공으로 오는 것에는 취약한 상황”이라며 “경비가 있긴 하지만 드론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 보안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국정원과 인천연수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라며 “현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는 해외 원산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재가공 후 발전소 및 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LNG는 온실가스로 인한 이상 기후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 가운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대체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7일(현지시간) 이라크 총리실 공보부에서 제공한 사진으로 무인기 공격을 받은 총리관저 내부 모습.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는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안요원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출처: 뉴시스)
7일(현지시간) 이라크 총리실 공보부에서 제공한 사진으로 무인기 공격을 받은 총리관저 내부 모습.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는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안요원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출처: 뉴시스)

최근 드론을 이용한 폭탄테러 및 불법 촬영 등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가보안시설의 취약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 회장은 “현재 국가보안 시설 등 공공에선 드론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어 ‘무방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공항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드론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미하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공공이 드론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홍보가 없어 일반인이 무심코 비행금지 구역에서 드론을 날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번 일도 발견됐으니 다행이지, 모르는 사이에 와서 촬영해가면 국가 비밀이 노출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절차가 생기고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며 “정부가 드론 관련 규정 홍보와 관련 범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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