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영국 테니스 선수 리암 브로디가 23일 올린 바흐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 (사진=브로디 소셜미디어 캡처)
[서울=뉴시스] 영국 테니스 선수 리암 브로디가 23일 올린 바흐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 (사진=브로디 소셜미디어 캡처)

WSJ, 펑솨이 성폭행 의혹 장가오리 역할 집중 조명
"장가오리, 中 베이징동계올림픽 유치에 핵심 역할"
바흐 IOC위원장과 찍은 사진 등장…친분설 뒷받침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미투(me too·성폭행 고발 운동) 가해자로 지목했던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펑솨이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영상 통화에 중국 당국의 힘이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올림픽 유치를 위한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재임 동안 그는 강력하고 숙련된 기술 관료로 간주됐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중국의 입찰을 관리하는 것과 같은 베이징의 최우선 과제들을 다루는 임무를 맡았다"고 했다.

IOC 문서에 따르면 장가오리는 2022년 유치 계획을 지도, 지지, 감독하기 위한 운영단을 이끌었다. 운영단에는 모든 관련 부처의 수장들이 포함됐으며, 이 자리에서 그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포함한 올림픽 최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중국 정부 발표도 장가오리가 2018년 후임에게 자리를 넘기기 전 경기장 건설부터 교통수단까지 모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히며 운영그룹 수장으로 지목했다.

앞서 22일 펑솨이가 바흐 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를 하며 베이징 집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밝히면서 '실종설'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그가 미투 폭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IOC와 직접 연락한 것을 두고 당국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펑솨이의 '안전'에 힘을 실어준 바흐 위원장과 장가오리의 관계는 2016년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이 게시되며 조명됐다.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가오리가 가까운 사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테니스 선수 리암 브로디는 23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바흐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나란히 서서 악수하는 2016년 사진을 공개하며 '이제 IOC가 왜 이런 입장을 취했는지 알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WSJ은 "펑솨이의 행방과 안전에 초점이 맞춰졌던 이 사건은 바흐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악수하는 사진이 퍼지며 장가오리에게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무원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WSJ는 "중국 정부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 언급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공개적으로 성폭행 혐의를 받은 것은 장가오리가 처음이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의혹이 당에 큰 스캔들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당이 고위 공직자들을 수사 대상에 올리는 일은 거의 없고, 성 비위만으로 수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동계올림픽이 큰 차질 없이 치러지도록 하는 것이 시진핑 주석에게 최우선 과제이며, 시 주석은 동계올림픽이 공산당과 그 성과를 세계적으로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