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9월 반구대암각화 침수피해 관련 보존시스템 구축을 위해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9월 반구대암각화 침수피해 관련 보존시스템 구축을 위해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1년간 용역 최종보고 개최

보존환경 실시간 관리 가능

내달 ‘진단시스템’ 완료 예정

송 시장, 정부 건의 등 노력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울산시가 매년 반복되는 침수와 대기노출로 인해 반구대암각화의 심각한 손상이 진행됨에 따라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보존관리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22일 반구대암각화 보존환경 모니터링 스마트 관리체계 개발사업 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보고회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관계자, 시와 울주군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용역 결과보고와 자문·토의 등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보존환경조사, 물성 및 형상변화 등 추진해온 용역 수행결과를 토대로 내달 초 진단시스템을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1억 4400만원(국비 70%, 시비 30%)의 예산을 투입해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나선다.

반구대암각화 통합모니터링 체계 구축방안.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반구대암각화 통합모니터링 체계 구축방안.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산학협력단은 용역 수행 결과 비파괴 표면 성분분석, 초음파속도 측정, 적외선 열화상 촬영, 색도 및 색차 측정, 미생물 조사와 초분광 촬영 등 반구대암각화 손상 정도에 대한 정량평가가 가능하도록 특수지표와 설명서(매뉴얼)를 설정해 지속적인 정보수집(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제시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훼손예측 메타데이터 시스템, 자동표면 손상 진단시스템, 손상상태·훼손예측정보 가시화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반구대암각화 표면 실시간 자동 상태진단·훼손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계·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검토됐다. 이 시스템은 암각화에 대한 손상발생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와 손상정도에 따라 정량화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필요한 체계적인 정보수집 지표와 AI 영상분석 기반 실시간 자동표면 상태진단, 훼손예측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암각화의 재난안전 관리·보존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암각화 보존방안 등의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김부겸 국무총리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암각화 보존방안 등의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송 시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울산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반구대암각화와 관련 현안에 대한 지원을 건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마련한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이 심의·의결됐다.

보존방안에는 사연댐에 폭 15m, 높이 6m의 수문 3개를 설치해 수위를 조절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에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일을 42일에서 1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수문설치로 지역 물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낙동강 물을 고도화된 정수 처리시스템을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수문을 개방할 경우 하류 하천의 수위가 상승할 수 있어 국토교통부에서 ‘태화강 하천기본계획’과 연계한 제방 보축·홍수 방어벽 등도 추진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수문 개방으로 인한 하류 태화강의 홍수를 예방하는 내용과 지난 6월 결정된 ‘낙동강 통합관리방안’에 따라 지역간의 맑은 물을 충분히 공급하도록 안정적인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반구대암각화 전경.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반구대암각화 전경. (제공: 울산시) ⓒ천지일보 2021.11.22

올해로 발견 50주년을 맞은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는 선사인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암벽에는 신석기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래를 잡는 모습과 고래·호랑이·사슴·멧돼지 등의 300여점이 그려져 있다. 반구대암각화는 1971년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그러나 울산 식수원인 사연댐이 암각화가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에 건설되면서 수위상승에 의한 침수피해를 반세기 이상 입어왔다.

울산시는 2025년 반구대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최종 선정을 위해 절차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암각화는 지난 2월 유네스코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됐으며, 4월에는 이 일대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도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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