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입실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입실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1.18

수험생 “너무 떨리고 불안해”

학부모 “잘 참고 견뎌서 대견”

친구들끼리 서로 응원·격려도

경찰차타고 수험장 도착하기도

[천지일보=홍보영, 윤혜나 기자] “공부 분위기가 안 생기는 분위기에도 여태껏 열심히 해준 우리 딸 고생 많았고, 시험 잘 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제13시험지구 제14시험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로 들어가는 딸을 배웅하던 김지영(가명, 44, 영등포구)씨가 이같이 말했다.

비대면 수업, 마스크 착용, 확진자 발생 시 PCR 검사 등 어려운 여건에서 공부한 50만 9000여명의 수험생들의 수능이 시작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두 번째로 치러지는 코로나19 수능인 만큼 올해도 수험장 앞은 지난해처럼 선배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여의도여고와 더불어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는 입실이 가능한 오전 6시 30분이 되자 수험장 앞에 차량들이 속속 도착해 수험생들을 내려주기도 했다. 보통 수능과 짝을 이뤘던 한파는 보이지 않아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대체적으로 가벼웠고, 손에 두꺼운 겉옷을 들고 가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코로나19 기간에만 두 번의 시험을 치르게 된 이가영(가명, 20, 여)씨는 “이번이 두 번째 시험인데 더 떨리는 것 같다”며 “실수를 안 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고 그냥 한 만큼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서희(가명, 19, 금천고)양도 “일단 너무 떨리고 불안하다”며 “수능 하루 전까지 과외교사와 수학 시험을 준비해 불안감을 떨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 학부모가 시험장에 들어서는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 학부모가 시험장에 들어서는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1.18

수험생을 배웅하러 온 가족들은 2년간 코로나19를 겪은 탓에 예년보다 어려운 여건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려웠던 시기를 보낸 만큼 수험생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수험생의 등을 토닥이며 기운을 북돋아주는 학부모를 비롯해 포옹하며 온정을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딸이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던 김지영씨는 “지난해 수능 이후로 코로나19가 종식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장기화돼 그동안 마스크 착용하고 공부하느라 (딸이) 고생이 많았다”며 “고생해서 공부한 만큼 결과가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원했다.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의 학부모 이영숙(가명, 44)씨도 “코로나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7월 백신 1차 접종 후 딸이 확진되면서 2주간 격리해 제대로 공부도 못했다”며 “수험생들은 생활이나 공부 패턴이 바뀌면 타격이 큰데 그래도 딸이 잘 참고 견뎌서 자랑스럽다. 시험도 잘 치르리라 믿는다”고 했다.

유형미(47, 여)씨도 자녀를 시험장에 들여 보낸 후 “이제까지 너무 열심히 해온 우리 딸이 실수할까 걱정”이라고 말하며 울먹이다가 말을 채 다 잇지 못했다.

친구들끼리 서로 응원해주기 위해 모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기간 재수 생활로 지친 친구를 응원해주기 위해 나왔다는 최유진(20, 여)씨는 “친구가 도시락을 유부초밥만 싸왔다고 했는데 수험장에서 배고픈 것만큼 서러운 게 없을 것 같아 간식을 더 챙겨줬다”며 “내년이 호랑이의 해라서 호랑이 기운을 받고 시험 잘 보라는 의미에서 호랑이 티도 입고 왔다”고 말했다.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다가오자 몇몇 학생은 경찰차를 타고 다급히 수험장으로 향하기도 했다. 학부모들 중에는 자리를 이동해 근처에서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녀를 기다리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경찰들이 ‘수능대박기원’ 메세지를 송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경찰들이 ‘수능대박기원’ 메세지를 송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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