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운동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치명적인 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을 유발하는 원인 단백질이 밝혀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메모리얼 병원 임상신경과학과의 테푸 시디크(Teepu Siddique) 박사는 척수와 뇌의 신경세포 단백질 구성요소를 재순환시킴으로써 신경세포를 유지-보수하는 단백질 유비퀼린2(ubiquilin2)의 손상이 루게릭병의 원인이라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방송 인터넷판 등이 21일 보도했다.

척수와 뇌의 신경세포는 단백질 구성요소들이 재순환되어야 정상기능을 유지하는데 이 단백질이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신경세포의 재순환 시스템이 무너져 세포의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진다고 시디크 박사는 밝혔다.

유비퀼린2 단백질은 운동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손상되거나 잘못 접힌(misfolded) 단백질을 재처리하는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 단백질에 결함이 생기면 세포 내의 손상된 단백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쌓여서 실타래처럼 꼬이면서 신경세포가 죽게 된다고 시디크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루게릭병은 유전성(familial), 산발성(sporadic), 치매성(ALS/dementia) 등 3가지 형태가 있는데 이 3가지 루게릭병 환자 모두에게서 유비퀼린2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비퀼린2 단백질의 경로를 통제하거나 이 단백질의 활동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약이 개발된다면 루게릭병의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신경세포의 단백질 재처리 시스템 붕괴는 루게릭병만이 아니라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전두엽 치매, 파킨슨병 등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과도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덧붙였다.

루게릭병이란 운동 신경세포가 퇴행성 변화에 의해 점차 소실돼 근력약화와 근위축으로 언어장애, 사지위약, 체중감소, 폐렴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루게릭병은 산발성이 80%, 가족성과 치매성은 각각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8월21일자)에 발표되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