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방동민 기획부장

▲ 성균관 방동민 기획부장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오늘날 종교가 사회적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시점에 유교의 중심지인 성균관을 찾았다.

기자는 지난 6일 성균관 방동민(49) 기획부장을 만나 유교의 전통적 가치와 그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방 부장은 성균관에서 기획 출판 등의 업무와 특히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가 홈페이지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미풍양속과 관련한 의례문답이다.

그는 삶 속에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의례문제(관혼상제와 같은 제사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의 답을 달아주고 있다.

방 부장은 “우리 사회에서 잘못 굳어져 가는 의식들을 조상 때부터 지켜왔던 유교의 미풍양속으로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교에서 흔히 제사를 강조한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사를 통해 강조하고자 한 것은 바로 유교의 근간이 되는 ‘효(孝)’ 사상이다. 제사의 근본목적은 효의 실천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사에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부모에게 못다 한 효를 이어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제사를 통해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목한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효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 제사의 형식적인 면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왜 절을 해야 하는지, 왜 향을 피우는지, 왜 술을 따르는지 등 근본을 잊은 채 습관적으로 드리는 제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제사를 무시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배타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방 부장은 “기독교가 잘못하는 것 중 하나가 명절 때 며느리들이 시부모에게 제사를 안 지낸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라며 “죽은 이를 추모하는 건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도리이기에 기독교식으로라도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방 부장은 이러한 전통이 사라져가는 원인은 기성세대가 서양의 물질문명 속에 경제 성장에만 매진하다 보니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숟가락 젓가락 사용법 등 우리나라 식사예절도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서도 서양식 먹을 때 나이프나 포크를 사용할 줄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한다”고 지적했다.

방 부장은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지만 진정한 정신문화의 강국이 되려면 “이제 경제성장이라는 겉옷 위에 우리나라 고유의 미풍양속이라는 속옷을 갖춰 입고 ‘인(仁)과 예(禮)’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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