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경기도 의왕시 청계사 전경. ⓒ천지일보 2021.11.9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경기도 의왕시 청계사 전경. ⓒ천지일보 2021.11.9

살림 내 피톤치드 힐링 명소

2000년 10월 우담바라 펴

고즈넉한 풍경 찾는 이 많아

 

형형색색 단풍 동양화 연상

무장애 공원 도입 친환경적

맑은숲공원, 시민 걷기 적합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천년고찰 청계사 마당에 들어서니 깊어가는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가 마음을 맑게해주는 듯하다. 지난 2000년 10월 ‘우담바라’가 펴 유명해진 곳이다.

본지는 최근 청계사를 찾아 탐방을 했다. 청계사는 인덕원에서 내려 2번 출구를 나가 마을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청계사 입구에는 경기도 의왕시가 무장애 공원 개념을 도입해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맑은숲공원이 있어 시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청계사 입구에서 만난 박상민(61, 남, 과천)씨는 “가까운 곳에 천년 고찰과 숲이 있는지 몰랐다”며 “맑은 공기를 마시니 머리 아픈 것도 금방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절정을 이룬 가을의 정취도 느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아쉽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주 청계사를 찾는다는 정란(35, 여, 의왕)씨는 “할머니를 지난 2월부터 여기에 모셔 자주 온다”며 “비 오는 날 바람과 부딪히는 풍경소리는 정말 듣기 좋다”고 추천했다.

사찰을 들어서니 신도들이 한곳에 모여 불기 그릇을 닦고 있었다. 청계사 관계자는 “곧 있을 5대 선사 다례제 등 행사가 있어 불기를 닦고 있다”고 전했다.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청계사 와불상. ⓒ천지일보 2021.11.9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청계사 와불상. ⓒ천지일보 2021.11.9

◆우담바라 3천년에 한 번씩 펴

청계사는 신라말 고려 충렬왕 때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1.3㎞ 데크 길을 걷다 보니 알록달록 물든 단풍에 여행객들의 탄성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입구에는 ‘우담바라가 핀 청계사’라는 글귀가 써진 큰 바위가 서 있다. 부처를 의미하는 상상의 꽃 우담바라는 3천년에 한 번씩 피어나는 전설의 꽃이라 알려졌다. 이 꽃은 석가여래나 지혜의 왕 전륜성왕과 함께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청계사는 일반 사찰과 달리 별도의 일주문이 없다. 따라서 일주문 안에서 볼 수 있는 사천왕상도 외부로 노출돼 있다.

우담바라는 지난 2000년 10월 청계사 극락보전의 관세음보살상에 피어났다. 청계사 관계자는 “우담바라는 높이 1㎝의 작은 크기로 모두 21송이가 피었다”며 “지금도 보이는 사람에게는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미타불의 왼쪽에 봉안된 관음보살상이 우담바라를 피워낸 불상이다.

사찰 내에는 극락보존과 종각·삼성각·산신각·수각 등 10여채의 건물이 있다. 보물 11-7호로 지정된 동종도 보인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135호로 지정, 1701년 숙종 때 조성된 것으로 전해진 목판도 있다.

또 1999년 지명 주지 스님이 주먹만 한 차돌을 이용해 봉안한 와불은 길이 15m 높이 2m로 오른팔을 괸 채 누워있다. 기도하고 나온 한 시민은 “와불에서 기도를 하면 효험이 있다고 해서 수능을 앞둔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와불과 극락전을 가득 메운 알록달록 연등도 빠질 수 없는 풍광이다. 그 아래에는 1000개의 작은 불상이 천불전으로 꾸며져 있다.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청계사 치마 밑에 달린 풍경. ⓒ천지일보 2021.11.9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청계사 치마 밑에 달린 풍경. ⓒ천지일보 2021.11.9

◆이름부터 청량한 맑은숲공원

청계산 맑은숲공원은 의왕시가 청계동 일대 국유지를 활용해 시민 여가 녹지 사업으로 조성했다. 참나무,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나무 등이 널리 분포돼 피톤치트욕을 맘껏 할 수 있다. 무장애 숲길로 조성돼 경기도 걷기 좋은 길에도 선정됐다.

아래로는 계곡이 흘러 여름이면 시민들이 발을 담그고 쉬기도 한다. 한길로 쭉 이어진 데크로드는 장애물이 없어 어르신·장애인을 모시고 걷기에 좋다. 또 청계산 영유아 생태공원은 아이들과 소풍하기에도 적합하다. 징검다리와 산책길도 있다. 벤치와 그네 의자가 있고 특별하게 자연물을 이용한 악기도 있다. 빨래판처럼 생긴 나무 악기, 실로폰 모양을 한 의자 악기 등 모두 두드리면 소리가 난다.

청계사 뒷산 들레길. ⓒ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청계사 뒷산 들레길. ⓒ천지일보 2021.11.9

◆사방팔방 탁 트인 등산로

청계사를 나와 뒷산을 오르면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다. 300m~400m의 급경사를 오르면 오른쪽으로는 이수봉, 왼쪽으로는 매봉산(포일숲속마을)을 오를 수 있다.

맑은숲공원과 청계사를 여유롭게 구경하고 나면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 점심시간을 알린다. 청계사 주변에는 산채비빔밥과 전통 찻집 등이 유명하다. 집에서 직접 만든 몸에 좋은 맛, 항상 먹어도 질리지 않은 비빔밥은 참기름의 고소한 향기로 청계사를 찾은 여행객들의 침샘을 자극한다. 늦가을의 여유를 느끼고 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욕심은 작게 베풂은 크게’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청계사를 찾아보길 추천해 본다.

5대 선사다례제 지내는 모습. (제공: 청계사) ⓒ천지일보 2021.11.9
5대 선사다례제 지내는 모습. (제공: 청계사) ⓒ천지일보 20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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