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인천시 남동구 해오름공원에서 열린 ‘제18회 소래포구축제’ 모습.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1.11.8
지난 2018년 인천시 남동구 해오름광장에서 열린 ‘제18회 소래포구축제’ 모습.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1.11.8

‘소래포구 축제’ 21일까지

3년 만에 비대면 축제 열어

항구, 싱싱한 수산물 자랑

소래포구 일대 빛의 거리로

‘소래찬 김치’ 완제품 선봬

[천지일보 인천=김미정·김정자 기자] “싱싱한 꽃게 있어요, 알이 가득 찬 암꽃게 싸게 드릴게요. 구경해보세요.”

소래포구 어시장 이곳저곳에서 고객들을 부르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활기에 넘쳤다.

본지는 지난 3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소래포구 축제’에 한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을 찾았다.

즐비하게 늘어선 어판장에는 상인과 흥정을 하며 거래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었다.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팔딱거리는 활어를 소쿠리에 담아 회 뜰 준비를 하던 조명환(52) 진영수산 사장은 “코로나19가 길어져 너무 힘들었는데 소래포구 축제 기간을 맞아 많은 고객이 찾아주고 있어 힘이 생긴다”며 “소래포구 어시장은 근처에 항구가 있어 배에서 직접 내린 싱싱한 수산물이 자랑이다. 상인들은 질 좋은 상품으로 싸고 친절하게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으니 많이 찾아와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새우젓을 판매하고 있던 한 상인도 “추젓과 육젓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은 추젓이 가장 인기”라며 가을철에 잡은 새우로 만들어 추젓이고 6월에 잡은 새우젓은 육젓이라는 등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김장철과 맞물려 위드 코로나가 시작돼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찾아간 소래포구 어시장은 평일이라서인지 시장의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하고 차분했다.

“어시장을 왔으니 회 한 접시는 먹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살이 통통히 오른 방어를 골랐더니 인심 좋은 사장은 삼식이와 전어를 덤으로 올려 즉석에서 회를 떠 인근 식당으로 안내했다.

시장 중앙에 마련된 식당 곳곳의 테이블에는 꽃게찜, 새우구이, 보글보글 끓고 있는 서더리탕(회를 뜬 후 남은 뼈) 등을 놓고 와글와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정겨웠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은 동료분들과 옛이야기를 나누다 수가 틀린 듯 고래고래 언성을 높이더니 금세 소주잔을 들고 건배를 제안했다. 그 모습이 싫지만은 않은 듯 곳곳에서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이게 사람 사는 냄새지’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자리를 잡고 겨자 소스에 야들야들한 방어회 한 점을 꾹 찍어 입안으로 넣었다. 부드러운 감칠맛과 코끝으로 전해오는 똑 쏘는 겨자 소스 향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여고 40년 동창들과 왔다는 김영애(가명)씨는 “해마다 이맘때 이곳에서 만난다. 백신도 2차까지 맞았고 위드 코로나가 시작돼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분 최고”라며 “활어회 맛도 새우구이 맛도 최고”라고 엄지 척을 해 보였다.

제21회 소래포구 비대면 축제 기간 소래포구 어시장 하늘정원에서 비대면 7080 옥상 콘서트를 개최한다. 지난 2일 첫 공연에는 가수 미기, 이하령, 김아리가 출연해 시작을 알렸고, 오는 9일 백영규밴드, 송유나, 채연아가 16일은 수와진의 안상수가 출연한다.공연은 오후 6시부터 소래포구 어시장 하늘정원에 조성된 미디어월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남동구 유튜브 채널 ‘남동TV’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1.11.8
제21회 소래포구 비대면 축제 기간 소래포구 어시장 하늘정원에서 비대면 7080 옥상 콘서트를 개최한다. 지난 2일 첫 공연에는 가수 미기, 이하령, 김아리가 출연해 시작을 알렸고, 오는 9일 백영규밴드, 송유나, 채연아가 16일은 수와진의 안상수가 출연한다. 공연은 오후 6시부터 소래포구 어시장 하늘정원에 조성된 미디어월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남동구 유튜브 채널 ‘남동TV’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1.11.8

3년 만에 연 ‘소래포구 비대면 축제’

인천 남동구는 지난달 22일 위드 코로나에 맞춰 ‘소래포구 축제’를 3년 만에 개최했다. 제철 수산물을 홍보하고 몇 년 전 입었던 큰 화재피해를 딛고 새롭게 변한 소래포구의 모습을 알려 일대 상권을 활성화할 취지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지만 안전한 방역을 위해 올해 소래포구 축제는 대규모 공연이나 체험 대신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식 명칭도 ‘소래포구 비대면 축제’로 바꾸고 축제 기간을 3일에서 한 달로 늘려 이달 21일까지 열린다.

현장에 가지 못한 이들을 위해 마련한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AR 어시장’ 프로그램은 온라인에서 마치 소래포구를 방문한 듯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고유 레시피 제공 ‘소래찬 김치’

꽃게와 새우젓을 선착순 반값에 살 수 있는 소래 온라인 홈쇼핑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지난 7일까지 소래역사관 앞 광장에서 ‘소래찬 김치 홍보전시관’을 운영해 소래새우젓, 남동배, 배추, 무, 고춧가루 등 소래찬 김치의 원재료와 판매제품을 선보였다.

13일에는 ‘소래찬 김치’와 함께하는 ‘제3회 남동구 김장한마당’도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한다. 이에 앞서 소래찬 김장김치 완제품 주문도 함께 받고 있다. 김장 한마당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도 펼치는 남동구만의 대규모 김장 행사다.

[천지일보=김미정, 김정자 기자] 지난 3일 소래포구어시장을 찾은 시민이 새우젓을 구입하고 있는 모습.ⓒ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김미정, 김정자 기자] 지난 3일 소래포구어시장을 찾은 시민이 새우젓을 구입하고 있는 모습.ⓒ천지일보 2021.11.8

◆희망의 등대 등 야간경관 조성

남동구는 비대면 축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소래포구 일대를 빛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소래포구 전통 어시장 옥상에 소래를 밝히는 희망의 등대와 꽃밭, 범선, 별빛 스카이 등을 주제로 야간경관을 조성하고 포토존도 꾸몄다.

소래역사관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가 선보이고 그동안 달라진 소래포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방문객들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남동둘레길 비대면 걷기 챌린지

소래포구 축제 기간에 워크온 앱을 이용한 남동둘레길 비대면 걷기 챌린지 참여도 추천할만하다. 걷기 챌린지는 워크온 앱 가입자를 대상으로 남동둘레길 3코스 하늘바다길에서 진행된다. 소래포구 해오름광장에서 시작해 소래포구 전통 어시장과 새우타워를 지나 소래습지 생태공원 동문까지의 노선이다.

‘길 따라 걷기’ 방식의 챌린지로, 왕복 10㎞의 코스에서 워크온 앱을 켜고 70% 이상 걸으면 선착순으로 모바일 쿠폰 또는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남동구는 소래포구를 중심으로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 등 주변 관광자원을 하나의 테마로 연결하는 ‘소래포구 관광 벨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주요 사업으로는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 새우타워, 소래찬 김치 개발, 해오름광장 조성, 늘솔길공원 양떼목장, 친환경 꽃길 조성 등으로 현재는 남동둘레길 조성과 야간경관 설치, 꽃게를 모티브로 한 전기차 운행 등을 추진 중이다.

이강호 남동구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소래포구 관광벨트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래포구 비대면 축제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미정, 김정자 기자] 지난3일 인천 소래포구어시장을 찾은 시민들. ⓒ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김미정, 김정자 기자] 지난3일 인천 소래포구어시장을 찾은 시민들. ⓒ천지일보 20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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