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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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부터 4주간 ‘위드 코로나’ 방역 체계가 개편되면서 본격적인 일상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년여간 지쳐있던 문화예술계도 활기가 돌길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도 대형 멀티플렉스에 밀려 관객들이 적었던 대학로 공연장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 공연취소에 어려움을 겪었고 배우들도 출연 기회 부족으로 정신적·물질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들은 위드 코로나를 통해 조금이나마 희망을 품고 있다. 지난 주말 대학로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관객들이 대폭 줄었던 올해 초와 달리, 관객들이 참여할 만한 환경으로 변모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최근 오랫동안 공연과 콘서트를 진행하지 못했던 대중음악업계 역시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공연과 콘서트에 굶주렸던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대면 프로그램 확대, 콘서트, 공연 기획 등을 모색하고 야외, 길거리 공연 등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50~70%로 제한된 객석 이용률은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내년 연초에는 전면 개방까지 검토되고 있다. 지방 공연장의 경우에는 내년 초 위드 코로나가 전면 시행되면 100%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제한됐던 공연과 프로그램, 열람 좌석 수를 확대하는 방안도 머지않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수천명의 학생들이 아직도 희망했던 배우나 가수, 뮤지션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가끔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하지만 졸업생들이 자신의 재능과 끼를 선보이는 기회는 많지 않다.

졸업생들도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남들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도 갖추지 못한 채 몇 번 노크한 뒤 쉽게 포기해버린다. 이들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작지만 강한 대학로 무대이다. 배우나 가수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은 대학로 소극장 무대 위에서 하나둘씩 경험을 쌓고 관객과 소통하며 자신의 진가를 찾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드 코로나 시대 속에서 돌파 감염 사례도 보고돼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측면에서 새내기들은 긴장과 설레임을 동시에 안고 있다.

이미 ‘지킬앤하이드’ 등 대형뮤지컬은 개막 초반부터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공연장에도 위드 코로나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클래식 공연은 5배 이상 매출액이 늘었다. 언제까지 관객의 목마름을 온라인이나 무관중 공연으로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내야 하고, 관객들은 그들의 울림을 통해 공감하고 삶의 활력소를 얻어야 한다. 코로나 전 같이 무대 위 공연을 통해 배우와 관객들은 함께 누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면, 하루 확진자 수가 현재 수준의 2∼3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긴장이 풀려 코로나 초창기처럼 감염자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공연을 즐기는 관람 태도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시일이 꽤 걸릴 것이다. 공연 제작사와 기획자들도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빠른 문화예술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 좋은 성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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