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터널스' 포스터(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7000년의 세월을 품은 히어로들

청각장애·유색인·성소수 등 다양

마동석·BTS 등 한국 팬에 친근해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MCU(마블 시네마닉 유니버스) 페이즈4의 시작이 열린다. 바로 영화 ‘이터널스(Eternals)’의 개봉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3일에 개봉하는 영화 ‘이터널스’는 개봉 전부터 마블 팬들의 기대를 한껏 받아왔다. 특히 한국 배우 마동석의 출연으로 한국 팬들의 관심은 일찌감치 고조돼 있는 상태다.

영화 ‘이터널스’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새로운 서막을 알리는 영화다. 그래서 세계관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인종과 정체성을 접목시켰다. 덕분에 어벤져스보다 히어로들의 수가 더 많다. 무려 10명이나 되는 이들은 7000년 전 우주의 거대한 존재 셀레스티얼 ‘아리솀’의 명령을 받고 인류를 ‘데비안츠’의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여태껏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는 오로지 ‘데비안츠’의 문제에만 관여할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영화는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기원전 575년 바빌론, 1945년 일본 히로시마 등의 사건들을 서사적으로 보여준다. 인간들의 발전과 그 속에 그 살아가는 이터널스의 갈등을 차례로 보여주며 이들이 어떻게 7000년의 세월을 살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현재 흩어져 사는 이유까지.

흩어져 살고 있던 이들이 다시 모이는 이유는 사라졌던 데비안츠가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르시와 스프라이트 앞에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등장한 데비안츠로 인해 세르시의 헤어진 연인 이카리스가 찾아오고 이들은 아리솀과 연락할 수 있는 리더 에이잭을 찾아가지만 이미 데비안츠의 공격을 받은 후다. 이후 흩어져 있는 이터널스를 찾아가는 여정이 영화의 상당 시간을 차지한다.

영화 ‘이터널스’는 여태까지의 MCU와는 조금 결을 달리한다. 만약 히어로들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많은 팬들은 ‘이터널스’에 또 다른 기대를 했다. 클로이 감독은 광활한 자연을 이용해 특유의 아름다움과 서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놓친 것이라면 MCU 특유의 유쾌함이다.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터널스는 어벤져스보다 히어로의 수가 4명이나 더 많다. 덕분에 라인업은 화려하다.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해 라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젬마 찬 등 헐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하고 우리에게 친근한 마블리 ‘마동석’이 함께한다. 그렇기에 캐릭터 설명을 하느라 2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이러한 캐릭터 설명 속에 ‘테나’ 역의 안젤리나 졸리는 우아함을 뽐냈고 ‘길가메시’ 역의 마동석은 묵직한 맨손 액션과 ‘마블리’까지 소환하며 곳곳에 유머러스함을 심어뒀지만 이전 MCU만의 매력을 전부 담지는 못했다. 그래도 다양성을 품고 가겠다는 MCU의 의지는 엿볼 수 있었다.

우선 이터널스의 리더인 에이잭을 남성에서 여성캐릭터로 바꿨고 파스토스는 흑인 남성 성수자로, 마카리는 청각장애를 가진 히어로로 꾸몄다. 그렇다고 단순히 결함만을 내세우지는 않았다. 파스토스는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천재성을 지녔고 성소수자지만 가족을 얻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졌다. 마카리는 청각장애를 가졌지만 엄청난 스피드로 인간들을 구한다. 덕분에 이터널스는 하나하나는 조금씩의 결함을 갖고 있지만 전체로 보면 하나의 완벽한 조합을 이룬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이터널스’의 극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이터널스 중 가장 강력한 이카리스 대신 파워 대신 물질을 바꾸는 세르시가 에이잭 다음의 리더가 되는 이유와 왜 스프라이트는 7000년 동안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있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은 극의 서사를 통해 점점 풀린다. 결국 10명의 히어로가 10개의 스토리를 가지고 하나의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영화는 다양성은 지녔으나 다소 산만함으로도 나타나 아쉽다.

그래도 한국 팬에게는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연기하는 마동석과 BTS(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이 만든 노래 ‘친구’가 OST로 나오면서 즐거움을 더한다. 대사 중간 BTS가 언급되기도 해 미소를 짓게 만든다.

한편 영화의 쿠키 영상은 2개다. 마블 팬이라면 엔딩 크래딧이 다 올라가기까지 기다리면 다음 속편에 대한 기대를 키울 수 있다.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스틸컷(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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