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 협회장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립된 지도 3년이 지났다. 제1대 어윤대 위원장에 이어 이배용 위원장의 취임이 8월로 10개월을 맞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브랜드 재고가 향후 국가 경영과 비전에 중요한 과제임을 천명한 것이 서서히 정착돼 가는 느낌이다.

국민들 역시 알게 모르게 국가브랜드 가치와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점차 피부로 느끼고 있고 기업, 지자체, 문화예술 분야 할 것 없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때마침, 국가브랜드위원회 작업의 집대성이라 할 ‘국가브랜드 컨벤션’이 오는 25일~28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될 것이라 한다.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높일 수 있는 브랜드를 모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방학과 여름휴가 중이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 다문화 가족 등 많이 관람해 성황을 이루었으면 한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까지 국가브랜드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기 쉽게 하는 콘셉트로 외국인들이 그저 눈으로 보고 스쳐 지나가는 한류(韓流)가 아닌 직접 체험하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하니 행사가 성공하면 전시문화에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시, 체험학습, 문화행사, 특별강연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한류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의욕 넘치는 전시회여서 참여자나 관람자 모두가 우리 한류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케이팝(K-POP)은 물론 태권도 시범이나 한국 전통문화 체험인 제기차기, 한식의 다양한 부분들도 경험할 수 있고 기업, 지자체, 민간단체가 고루 참여하는 행사여서 상생(相生)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때마침 한류문화산업포럼의 초청으로 9박 10일, 대만한류시찰단(공무원, 교수, 학생)이 전국에 산재한 한류 현장들을 볼 것이라 하니 관광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계기도 될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행사의 주인은 고객이므로 주최자의 눈이 아닌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현장과의 소통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한 백화점이나 박물관보다 땀 냄새가 물씬한 후미진 구석을 찾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더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관광업도 국가브랜드를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관광업계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눈요기로 잇속만 차려 긴 안목의 관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새겨야 할 때다.

이번 ‘국가브랜드 컨벤션’이 한국의 멋과 맛을 체험하는 인상적인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한정된 예산의 행사를 빛나게 하는 것은 역시 자원봉사의 몫일 것이다. 국민 각자가 ‘내가 국가브랜드’란 생각을 가진다면 비단 전시회뿐만 아니라 외국관광을 할 때도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국격을 높이는 일은 정부가 주도하기보다 국민 스스로의 자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라인강의 ‘로렐라이’ 노래 하나로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부르듯, 우리도 아리랑 멜로디 하나라도 흥얼거릴 수 있도록 하고, 손부채 하나로 땀을 식혀주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덤으로 주려는 정성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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