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회사의 생존에 필수적인 체질 개선 및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라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라며 “3년 이내에 회사를 정상화하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가족을 다시 모셔오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400명 중 희망퇴직자와 희망퇴직으로 전환하는 직원에 대해 1명당 자녀 2명까지 대학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주(社主)인 조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은 지난 6월 17일 출국 후 54일 만이다. 조 회장이 돌아옴으로써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3년가량 신규 수주가 중단되면서 지난해 517억 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다른 조선소에 비해 부지 면적은 턱없이 부족하고 수주 물량도 얼마 되지 않는데, 인건비는 갈수록 높아지는 태생적 한계가 한진중공업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이런 형편에서 정리해고는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물론 사측의 잘못도 없지 않다. 엉킨 실타래를 전면에 나서서 풀어야 할 사주가 해외로 나가 50여 일간 얼굴도 내밀지 않은 점은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 빨리 문제를 풀지 못해 그간 초래된 사회적 갈등 비용은 조 회장과 사측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정리해고 방침 이후 벌어진 주주 주식 배당도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더 늦지 않은 때에 노사가 대화를 할 수 있는 지점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 정치권의 훈수는 불필요하다. 청문회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일단 제2의 한진중공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부터 마련해야 한다. 어쨌든 조 회장이 3년 안에 모두를 감싸 안겠다고 했으니 협상에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사가 손을 맞잡고 하루빨리 이 시대의 아픔인 한진중공업 사태를 말끔히 해결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