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월23일 보도했다. 당시 중앙TV는 잠수함에서 SLBM 발사관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 원)과, 함교탑 위 레이더와 잠망경 등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파란 원)을 각각 모자이크 처리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월23일 보도했다. 당시 중앙TV는 잠수함에서 SLBM 발사관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 원)과, 함교탑 위 레이더와 잠망경 등이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파란 원)을 각각 모자이크 처리했다. (출처: 연합뉴스)

올해만 여덟 번째 발사

한미 정보당국 “정밀 분석 중”

한미일 정보수장 회동 겨냥한듯

北요구 관철 위한 ‘압박용’ 관측도

靑, NSC 소집… 관련 대책 논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군 당국이 19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 이어 19일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한 셈인데, 발사 시점이 현재 워싱턴과 서울에서 한미일 3국의 북핵수석대표와 정보기관장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합참, 北동해상 미사일 1발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10시 17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또 “발사체의 제원이나 사거리 등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현재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는 등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여덟 번째다. 지난달 30일 신형 반항공미사일을 발사한 지 19일만이다.

군 당국이 언급하고 있는데다가, 여기에 신포 일대가 북한 해군의 잠수함기지가 있는 장소라 신형 SLBM을 시험 발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우리 군에 대응해 늘 보여주려고 했을 것이다.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 있었다”면서 “또한 신포가 북한 해군의 주 기지다. 군의 말대로라면 북한이 내일쯤 대대적으로 선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SLBM 발사가 사실은 레드라인에 가까운 도발이라 미국이 과연 보고만 있을지 지켜 볼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이 만일 SLBM을 발사했다면 최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보여준 요격을 피하는 신형 SLBM인지, 과거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 계열인지,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했는지, 잠수함 함체에서 발사했는지도 관심사다.

앞서 지난 2010년대 들어 북한은 SLBM 개발에 본격 착수해 2016년 4월 ‘북극성-1형’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19년 10월엔 수중 바지선을 이용해 ‘북극성-3형(KN-26)’을 시험 발사했다. SLBM 시험발사가 이뤄졌다면 2019년 수중 시험발사 성공을 공개한 지 약 2년만이다.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CG) (출처: 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CG) (출처: 연합뉴스)

◆北미사일 발사 의도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 시점이 공교롭게도 현재 워싱턴과 서울에서 한미일 3국의 북핵수석대표와 정보당국 수장들이 대북 대화 재개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자신들의 신무기 개발 계획 일정에 따라 발사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적인 관심 끌기 등 다목적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3국 간 만남의 주요 의제가 종전선언 문제인 만큼, 관련 메시지 발신에 중점을 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간 물밑 접촉 속 구체적 협상이 오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대미 압박용 카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 국무부도 지난 14일(현지시간) 북한에 구체적 제안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미측이 종전선언에 대한 조건으로 북한에 핵시설과 핵 관련 리스트를 내걸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세계 최고 정보기관 수장인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한반도 정세 등의 의견을 교환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런가 하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이번 주께 방한해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곧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국가안정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의 발사체 대응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NSC 회의에서는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이번 발사가 최근 우리와 미·중·일·러 등 주요국들 간 활발한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며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서주석·김형진 국가안보실 1·2차장, 최종문 외교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서훈 국정원장이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남북, 북미 정상회담 성사 관련 현황 보고가 이뤄졌다. ⓒ천지일보 2018.3.26
서훈 국정원장이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남북, 북미 정상회담 성사 관련 현황 보고가 이뤄졌다. ⓒ천지일보 2018.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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