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성장률, 4%대 달성 쉽지 않아”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서 비롯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나라의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불안한 금융시장이 지속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감소되고 소비심리도 위축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외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전날 열린 간부회의에서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부문의 급격한 불안이 단기간에 나타났지만 이번 상황은 실물경제의 불안과 연계된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됐다”며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의 정책대응 능력이 약화된 가운데 긴 시간에 걸쳐 실물부문의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대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4.5%와 4.0%로 예상하고 있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한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금융시장의 흔들림이 어느 정도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3,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3.3%, 3.6%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3.5%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내수 수요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수출 수요까지 악화되면 경제 성장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의 성장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실제 한국은행이 9일 글로벌 거시경제모형(BOKGM)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장률이 1%p 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44%p, 소비자물가는 0.17%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경기가 악화되면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소비가 줄고 결국 우리나라의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기업과 근로자 모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매수세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금융시장 불안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실물자산인 부동산 시장도 심리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부동산 시장은 투자 상품과 연계되다 보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금융시장에 종속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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