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사건 2심, 원심 유지… 징역 11년 추징 88억 9200만원
중화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사건 2심, 원심 유지… 징역 11년 추징 88억 9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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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화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사건 2심 판결이 난 후 피해자들이 서울고등법원 입구에서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업무대행사 대표 백모(69)씨에 대해 1심과 동일한 징역 11년에 추징금 88억 9200만원의 판결을 내렸다. 백씨는 136명으로부터 150억원대 조합비를 걷어 이를 편취·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15
12일 중화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사건 2심 판결이 난 후 피해자들이 서울고등법원 입구에서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업무대행사 대표 백모(69)씨에 대해 1심과 동일한 징역 11년에 추징금 88억 9200만원의 판결을 내렸다. 백씨는 136명으로부터 150억원대 조합비를 걷어 이를 편취·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15

피해자들 “피해금액 변제 언급 한마디 없는 재판부 한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서울 중화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사건 2심이 원심과 동일하게 판결이 났다. 검찰은 2심에서도 1심 구형과 비슷한 수준인 징역 17년에 벌금 30억원, 추징금 111억 2천만원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1심과 동일하게 징역 11년에 추징금 88억 9200여만원의 판결을 내렸다.

중화지역주택조합 재판은 전국적으로 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피해가 상당한 가운데 관련 사건 중 유일하게 1심 판결이 나온 사건이라 주목받는 재판이었다. 그런데 여전히 피해자들은 피해금액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답답함을 표했다. 아울러 분양사기 재발방지를 위해 벌금 명령이 내려지길 바랐으나 재판부가 벌금을 매기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중화지역주택조합 사건은 업무대행사 대표 백모(69)씨가 136명으로부터 150억원대 조합비를 걷어 이를 편취·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년 넘게 17번의 재판이 진행된 결과 작년 8월 1심(서울북부지법) 판결이 나왔다.

2심도 빠르게 진행돼 검찰이 올해 1월 초 백씨에게 구형하면서 사건종결이 금방 되는 듯 싶었으나 심리 검토상황 발생과 함께 법원 정기인사 등으로 인해 재판이 지연되면서 결국 지난 8월 19일에서야 결심공판이 있었고, 약 1년 만에 10번의 재판을 진행한 결과 2심을 종료하게 됐다.

검찰 측은 백씨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중화지역 사업구역 내 토지사용승낙률을 부풀려 곧 아파트를 분양할 것처럼 속여 조합원을 모집하고 이들 136명으로부터 약 66억원을 받아 편취하고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중화지역주택조합 등에서 조합자금 약 90억원을 빼돌려 유흥비 등에 탕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피해자 변호인인 임재홍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피해액이 상당히 많고 피해자도 다수다. 민사관련 소송도 진행해야 하는데, 이 판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추징금과 관련해 회사(백씨 대행사)에 반환될 것이 아니라 피고인과 연대책임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피해자 62명의 민사소송을 맡고 있는 변호인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한 제도인데, 지역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함께 땅을 사고 시공사를 선정해 집을 짓는 식으로 운영되는 일종의 아파트 공동구매다. 성공만 한다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입주율은 거의 대부분이 실패했다.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만 해도 총 100~200곳 중에서 실제 착공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성공률이 1~2%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유는 개정 이전에는 조합설립 인허가 기준이 허술해 사기분양 등의 불법이 성행해 이를 제재할 수단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설립과정 중 토지사용승낙서는 사기분양을 할 수 있는 날개옷이나 다름없다. 총 가구 중 60% 가구가 승낙서에 도장을 받아오면 지자체 주택과가 인허가 승인을 해준다. 주택조합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집을 마련한다는 꿈을 안고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고, 지자체에서는 유령조합이라도 제대로 된 확인없이 허가를 내주는 허점이 있었다. 또한 시공사가 선정되기도 전에 유명 건설사 브랜드를 시공 예정사로 광고를 함으로써 서민들은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갖고 참여하게 돼 결국 속수무책으로 사기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지역주택조합의 허점을 이용한 분양사기로 인해 서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정부는 지난해 7월 뒤늦게 법을 강화했다. 개정안에는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문구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들은 성공사례가 거의 드문 지역주택조합법 자체를 폐지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미 발생된 피해액에 대한 구제대책을 바라고 있다.

중화지역주택조합 사기분양 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성덕)가 2019년 4월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사기분양 방지 특별법 제정을 해달라고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중화지역주택조합 사기분양 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성덕)가 2019년 4월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사기분양 방지 특별법 제정을 해달라고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4

김성덕(59, 여) 중화지역주택조합 사기분양 피해대책위원장은 “이번 결심공판 때 재판부가 백씨 측 대변인에게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을 어떻게 변제할 것인지 물었고, 백씨 측은 계약금식으로 준 대금 30억원을 회수해서 피해자들에게 나눠주도록 하겠다는 답을 했었다. 그러나 선고공판에서는 이 같은 내용은 전혀 언급이 없어 피해자들에게 허탈감만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선고공판일은 7일 14시였는데, 하루 전날도 아니고 당일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12일로 연기됐다. 일반인으로선 정말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피해금액 에 대한 피해자 항소이유 의견서까지 전달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재판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것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는 흔히 있는 일는 일이라며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재판이 많이 밀려있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추징금이 딱히 어디에 있는 것도 아닌데, 이에 대해서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해서 피해자들 분담금 피해액을 회복하라고 재판부가 얘기하는데, 대한민국 법이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한탄스러워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는 지역주택조합법을 즉각 폐지하고, 분납금 피해금을 돌려받을 법안과 사기범에 대한 더 강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임재홍 변호사는 “2심이 끝났기 때문에 판결문 제출하고, 민사 재판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피고인과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상대로 승소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가 재산이 없는 것이 문제다. 검찰 측이 추징보전 청구한 금액 대부분이 피고인이 진행한 다른 사업에서 30억원의 채권으로 있는 것인데, 이를 여기 조합원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어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만약 이 소송에서 피고인(백씨)이 질 경우 중화주택조합 피해자들이 피해금을 돌려받을 길은 없게 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편 중화지역주택조합 사기분양 피해대책위원회는 2018년 6월부터 백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인 결과, 검찰은 2019년 4월 15일 백씨를 사기·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2018년 7월 25일 중화지역주택조합 피해자연대(위원장 김성덕)가 서울 북부지방검찰청 후문에서 검찰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9
2018년 7월 25일 중화지역주택조합 피해자연대(위원장 김성덕)가 서울 북부지방검찰청 후문에서 검찰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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