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8.10포인트(3.64%) 떨어진 1801.35로 마감해 1800선을 가까스로 방어했다.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코스피 1800선 ‘턱걸이’·환율 1100원 선 ‘위협’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주식시장이 이틀 연속 폭락하며 패닉상태에 빠졌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1.57p(3.29) 내린 1807.88로 출발해 1770선까지 주저앉았다. 한국거래소는 지수가 급락하자 오전 9시 10분께 전날에 이어 매도 사이드카(SC)를 발동했다. 이틀 연속 CS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후 코스피는 11시께 180p 이상 폭락하며 1700선마저 붕괴됐다. 1700선이 깨진 것은 지난해 7월 8일 이후 13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184.77p 추락한 1684.68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1801.35로 마감돼 가까스로 1800선을 유지했다. 

증시 폭락세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급반등하며 1800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연기금 덕분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505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낙폭을 줄였다. 정부가 강력히 시장 개입 의지를 보인 것도 폭락세를 멈추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13조 3364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도 1조 176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엿새간 순매도 금액은 3조 25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도 가파르게 하락해 전날보다 16.99p(3.67%) 폭락한 445.70에 개장, 장중 한때 7% 이상까지 떨어졌다. 이에 오전 9시 23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32.88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지수 급락으로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 오른 1090.00원으로 개장해 1088.1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96.1원을 기록하며 11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장 불안의 확산,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면서 환율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지난 8일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가 날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가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9일 국제금융센터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지난 8일 135bp로 지난해 6월 11일 137bp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CDS 프리미엄은 하루 만에 18bp나 상승했다.

※ 사이드카(sidecar): 선물시장이 급변할 경우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현물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도입한 프로그램 매매호가 관리제도.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증시에서 외부 충격으로 투자 심리에 과도한 변화가 생겼을 때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해 비이성적 흐름을 차단하는 장치라는 의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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