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예슬 기자] 교정시설 안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천지일보 2021.10.1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0/764924_781502_0717.jpg)
구치소 재소자 독방서 숨져
CCTV 있었지만 발견 늦어
교도관 1명당 200여명 관리
네티즌 “업무강도 높아보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구치소에서 한 재소자가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소자들이 외부와의 단절로 심리적 압박감이 더해진 상황에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관리·감독하기 위한 교도관의 인력충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구치소 재소자 A씨가 감방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하지만 근무자는 이를 곧바로 인지하지 못했다. 뒤늦게 A씨를 발견한 순찰근무자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A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A씨는 다른 재소자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독방에 수용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용자가 머무는 장소는 거실로 불리는데 A씨가 수감돼 있던 감방은 24시간 폐쇄회로(CC)TV가 운영되며 재소자의 상태를 감시할 수 있는 영상거실로 알려졌다. A씨를 얼마 만에 발견한 것인지, CCTV가 가동 중이었음에도 왜 당시 상황을 바로 알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징계위원회가 진행 중이라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에도 재소자 극단 선택 발생
재소자의 극단적 선택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14일엔 경북 포항교도소 독방에 수감됐던 재소자 B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당시 B씨는 독방에서 A4용지 10여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성폭행범으로 몰린 자신의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부모를 비롯한 가족과 여자친구 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머물던 감방도 CCTV가 설치돼 있던 영상거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4시간 모니터만 감시하긴 어려워”
이와 관련해 수용자들의 협박과 난동,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늘 긴장 상태로 있어야 하는 교도관들의 업무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야간근무 시 교도관 1명이 200여명을 관리·감독하는 경우가 있다. 극단적 선택 시도 상황을 직접 목격한 교도관의 경우 트라우마가 남아 업무 시 긴장도가 높아지는 상황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고충심리팀의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고충심리팀은 수용자들의 고충·민원을 해결하고 수용자들의 심리치료와 교도관들의 심리적 지원도 담당하고 있다.
네티즌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네이버 아이디 sy1***은 “교도관들 근무시간도 그렇고 인력이 굉장히 모자라 보인다”며 “야간근무자 1명이 관리해야 하는 인원이 엄청 많고 순찰도 1시간마다 20분씩 돌아야 한다”고 했다.
‘lad***’도 “교정직에 있는 사람들의 업무 강도가 강하다”고 했고, ‘akj***’은 “(교도관이) 24시간 모니터 앞에 앉아서 감시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 외에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재소자 극단 선택 시도 증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소자들의 극단 선택 시도가 늘어난 부분도 교도관들의 업무 가중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교정시설 안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지난 2019년 1000건에서 지난해 1241건으로 24.1%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수용자 극단 선택 미수가 70건에서 115건으로 6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용자의 교정시설 직원 폭행도 66건에서 97건으로 47% 증가했다. 이외에도 수용자 간 성범죄, 금지물품 소지·반입 등 기타 사건·사고도 26.3% 증가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이 된 것은 외부와의 단절로 인한 ‘코로나 블루’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정시설 외부인 일반 접견은 250만건이었던 2019년과 달리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인해 125만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가족 만남의 날’ 참여자 수도 9004명에서 59명으로 급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