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군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최근 기소된 김상태(81) 전 공군참모총장이 사설 비행장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기밀유출 대가와 관련성이 있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

8일 검찰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경기 여주군 가남면에 70억원대에 달하는 4만㎡ 규모의 사설 비행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행장에는 경비행기도 8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총장은 2004년부터 작년 초까지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 국방중기계획 등 공군 전력증강사업과 관련한 2-3급 군사기밀을 빼내 세계 최대 군수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 측에 넘긴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지난 3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공군사관학교 2기 출신인 그는 5공화국 때인 1982~1984년 공군참모총장을 지내고 예편한 뒤 지난 1995년부터 록히드마틴 측 국내 무역대리점인 승진기술을 맡아 운영해왔다.

해당 사설 비행장은 현재 비행체험학교로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이 사설 비행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김 전 총장이 군사기밀을 넘기는 대가로 록히드마틴 측으로부터 장기간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온 만큼 해당 비행장을 관리ㆍ운영하는 데 이 돈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장은 2009년과 2010년 두 해에만 록히드마틴 측으로부터 25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자료가 멸실된 그 이전까지 포함하면 상당액을 수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록히드마틴 측은 그러나 "비인가된 기밀정보는 받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합법적인 컨설팅만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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