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24점 실물표본 담아… 재료상자·기법상자
관람객, 직접 만져보며 공예품 완성 과정 확인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이동식 전시 장치인 ‘한국공예상자(K-Craft Box)’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공예상자는 성인 키 높이의 상자에 실물 표본을 수납한 키트 형태로 제작한 신개념 아카이브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바퀴가 달려 이동이 가능하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 전시·교육·체험활동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진행한 한국공예상자 1호 작품인 근대 백자 제작 과정과 핵심 기술을 담은 ‘백자공예상자’를 공개했다.
백자공예상자는 지난 1년여간 현대도예·산업디자인·미술아카이브·도자사 분야 전문가들과 10여명의 작가, 장인이 제작에 참여해 완성됐다.
168㎝의 상자 2개가 한 세트로 구성돼 총 124점의 실물 표본을 담았다. 관람객들은 표본을 직접 만져보면서 완성품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원재료가 공예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재료상자는 높이 168cm, 너비 120~240cm, 깊이 62cm의 책장 형태로, 조선왕조실록 등에 등장하는 백자의 주요 원료인 태토·유약·안료를 수집해 제작한 89점의 표본을 볼 수 있다.
기법상자는 사방탁자의 형태를 차용하여 높이 168cm, 너비 80~216cm, 깊이 62cm로 제작됐다. 순백자와 함께 음각(陰刻)·상감(象嵌)·투각(透刻)·첩화(貼花)·청화(靑畵)·다채(多彩) 등 대표적인 백자의 장식기법을 재현해 제작한 35점의 표본을 담았다.
서울공예박물관은 QR 코드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정보 서비스 콘텐츠 개발해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백자공예상자가 공예가 지닌 과정의 미학을 대중에게 친근하게 소개하는 새로운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국내 유일의 공예 전문 박물관으로서 공예의 가치를 발굴하고 대중들과 교감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