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13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17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따라오지 못 할 정도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와 30대가 보여줬던 열렬한 지지는 아직 견고하지 못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물 위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제가 제안했던 변화 중 가장 많은 조직적 저항에 부딪혔던 것은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이었다”라며 “선출직 공직자가 되고 싶은 당원들이 당협위원장을 위한 충성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량 강화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싫어할 국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젊은 층이 주력 지지층이 된 우리 당은 자유롭게 중간결과물을 공유하고, 그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오픈소스 문화, 그리고 지지자들이 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선거 문화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라며 “우리가 발표하는 정책은 여의도 언저리에 있는 정치권과 가까운 교수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우리를 사랑하는 지지자들의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근거 없는 자신감을 떨쳐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만들어 놓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에서 비과학적인 언어로 선거를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정권교체는 요원해진다”고 우려했다. 이는 일부 유튜버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여론조사 조작과 지난해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에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은 항상 과감한 자세로 정치개혁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 이준석, 지난 관훈토론에서 언급했던 파부침주의 자세로 불가역적인 정치개혁을 완성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 대표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전문이다.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입니다.

30대 당 대표의 탄생은 파격이었습니다. 벌써 100일이 지나갔습니다. 저는 주어진 책무를 엄중하게 느끼고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는 공적인 사유는 차치하고, 이기적인 관점에서도 대선 승리 외에는 제가 더 성장하기 위한 다른 정치적인 지향점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많은 고민을 하며 대선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은 한가지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길은 상대에게도 매우 익숙한 길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 정권과 여당의 독주와 오만을 낙동강에서 막아내는 동시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인천에 병력을 상륙시켜야 우리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떨쳐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는 알고리즘을 통해 본인이 보고 싶어 할 만한 영상을 추천해줍니다. 시청 시간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른 광고 매출을 얻어가는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과 최대한 표를 얻어가야 하는 최대한 많은 유권자의 표를 얻어야 하는 정당의 목적은 아주 다릅니다.

결국 알고리즘이 만들어 놓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에서 여러 가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개념이 나왔다. “통합만 하면 이긴다.”, “내 주변에는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 없다.” “여론조사는 조작되었다.” “부정선거를 심판하라” 이런 같은 비과학적인 언어로 선거를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정권교체와 대선교체는 요원해진다고 생각한다.

2021년 들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경선, 단일화, 전당대회 등을 거치면서 유튜버들이 그렸던 시나리오가 맞아 들어갔던 적은 없습니다.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기 위해 모인 100만 구독자 유튜브 시청자들은 인구의 2%가 채 안 되었던 것입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국민을 바라보면서 당의 노선을 정렬하겠습니다.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곧 선출될 우리 당의 후보와 손을 맞잡고 공세적인 전략을 통해 정권 창출을 해보고 싶습니다. 진정한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가 아닙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와 질서를 대중영합주의와 선동가들 사이에서 굳건하게 지켜내는 것이 보수입니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산업화에 대한 전체주의적 향수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과거의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고 싶지 않습니다.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지키고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경향에 맞춰가야 하고 새로운 과제는 꾸준히 앞으로도 발굴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민주당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개혁의 진도를 빼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불가역적이어야 합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와 30대가 보여줬던 열렬한 지지는 아직 견고하지 못합니다.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젊은 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발생한 광우병 사태 속에서 젊은 층의 지지를 잃어버린 뒤 퇴임 시점까지 다시는 그 지지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 뒤에 따르는 것은 그보다 높은 기대치입니다. 4번의 선거 패배 이후 한번 이겼다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의지가 약해진다면 젊은 세대는 언제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물 위로는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제가 제안했던 변화 중 가장 많은 조직적 저항에 부딪혔던 것은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이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데 왜 지방선거와 관계있는 이슈를 자꾸 언급하느냐는 타박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애초에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습니다. 선출직 공직자가 되고 싶은 당원들이 거만한 모습을 버리고 당협위원장을 위한 충성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량 강화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싫어할 국민은 없습니다. 다만, 기득권에 물든 정치인들이 거부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저는 대표가 된 뒤 대표가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대변인 선임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더 많은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내려 놓을 권한이 있다면 제가 내어 놓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항상 그렇게 할 것입니다. 나머지 당의 구성원들도 자신이 가진 권한을 조금씩 내려놓아 주십시오. 지역의 시도 당과 당원협의회도 정당정치의 핵심인 공직 후보자 추천에서 더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를 부담스러워해 당원들이 대선을 앞두고 열심히 활동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서 개혁에 반대하기 보다 지금까지 폐쇄적인 정당의 운영 속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야망 있는 정치지망생들이 더 많이 참여할 것이라는 진취적인 기대를 해야 합니다.

셋째로 우리의 언어는 공유와 참여, 개방이 우리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정당 운영에서 비효율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하고 세상은 바뀌는데 정치권만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제 선거 문화는 정말 많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젊은 층이 주력 지지층이 된 우리 당은 자유롭게 중간 결과물을 공유하고, 그에 자발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오픈소스 문화, 그리고 지지자들이 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선거 문화를 적극 수용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발표하는 정책은 여의도 언저리에 있는 정치권과 가까운 교수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우리가 만드는 선거 전략과 홍보물은 정당 가까이에 있는 선거 컨설턴트들의 검증 안 된 망상이 아닌 우리를 사랑하는 지지자들의 진정성 있는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협치에 있어서도 전환된 자세가 있어야 한다. 어제는 송영길 대표와 백분토론이 있었습니다. 여야 대표가 거침없이 만나서 정치 과제를 논의하고, 때로는 꽉 막힌 정치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여의도 어딘가의 한정식집 방 안에서 이뤄지는 물밑교섭이 아닌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뤄지는 물 위 토론을 국민에게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정치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새 정치요, 상대가 헌정치라는 오만과 독선, 손가락질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와 함께할 자신감을 기반으로 다만 조금 더 상대보다 빠르고 창의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점진적인 정치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은 항상 과감한 자세로 정치개혁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 이준석, 지난 관훈토론에서 언급했던 파부침주의 자세로 불가역적인 정치개혁을 완성해 선거에서 승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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