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영업자 차량시위’ 채증자료 분석‧법리검토… “위법 시 사법처리”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8일 오후 11시 진행한 대규모 ‘1인 차량시위’와 관련해 경찰이 채증 자료 분석과 법리검토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9일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주최로 도심에서 진행된 차량시위와 관련해 “채증자료 분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위법 행위에 대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차량시위 규모를 감안해 주최자와 주요 참석자들을 감염병예방법과 집회시위법,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이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8일 오후 11시경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등 자영업자 단체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규탄하는 심야 차량 시위를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서울에서는 양화대교 북단 강변북로-서강대교-마포대교-동작대교-한남대교-올림픽대로-여의상류IC-여의도를 동선으로 시위가 진행됐다. 비대위는 이날 0시 50분쯤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맞은편에 집결하려 했으나 경찰 차단이 집중되자 1시 15분쯤 서울교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경찰은 여의도 등 예상 경로 10여 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비상등을 켠 차량의 출입을 차단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서울 도심에서 이틀 간 이뤄진 비대위의 심야 차량시위와 관련해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를 입건했으며, 8월 부산에서 진행된 비대위 차량시위도 내사 중이다.

업종별 자영업자 단체들이 연합한 비대위는 인원‧영업시간 제한 조치 철회을 요구하고 새 방역 정책을 수립할 때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주장했다. 영업제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손실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손실보상위원회에 자영어바를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서울을 포함해 서울·부산·울산·전주·광주·창원·충주·대전·춘천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1인 차량시위를 진행했는데, 서울에서만 경찰 추산 120여대, 집회측 추산 2000여대의 차량이 참여했다.

김기홍 공동대표는 “폐업하는 자영업자 수만 46만이고, 빚은 66조원을 넘어서고 있는데 저희에게는 빚을 감당하면서까지 고된 코로나라는 방역을 짊어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 주요 도심에 21개 임시검문소를 설치하고, 21개 부대를 투입해 시위차량 집결을 차단하고 귀가를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