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09.06
[서울=뉴시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09.06

김학의 출금 수사외압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 진행돼

 

문무일 총장에 전송 문자 공개

“모든 일 벌어진 후 알게 돼”

내달 정식 재판으로 돌입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공판이 다음 달 정식으로 열린다. 첫 증인으로는 이 사건 공익신고 검사가 유력하다. 이날 재판에선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의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고검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측이 본인 진술 외에 다른 검찰 측 증거 모두에 부동의를 했다”며 “이에 증인으로 신청해야 할 사람들이 20명에 달해 재판이 1년 넘게 진행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검찰총장,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줄줄이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검찰이 선택한 첫 번째 증인은 장준희 인천지검 부장검사다. 장 부장검사는 불법 출국 수사 외압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의힘 등에 공익 신고한 주인공으로, 이 사건 당시 안양지청 형사3부장이었다.

[과천=뉴시스]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0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 변경 신고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06.10.
[과천=뉴시스]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6월 10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 변경 신고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06.10.

이날 재판에선 봉 전 차장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이 고검장 측 변호인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김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 조치를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규원 검사로 하여금 내사번호를 부여하게 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고 한다. 이성윤 반부패강력부장으로 하여금 법무부 검찰국과 협의해 불법 논란이 없도록 필요조치를 하도록 지시한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고검장 측은 이를 근거로 “이 고검장은 김 전 차관 출국 금지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봉 전 대검 차장검사의 문자에서도 명백히 드러나지만 이 고검장은 모든 일이 벌어진 이후에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 고검장 측은 이 고검장이 연관 없음에도 공소장 상당부분이 김 전 차관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고, 이 고검장 행위와 관련 없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이 전 비서관 등에 대한 내용도 있다며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고검장과 무관한 김 전 차관 출국 관련 내용을 공소장에 담은 것은 이 고검장에 대한 예단을 갖게 한다는 취지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증거능력이 없고 검증되지 않은 증거를 제출해 재판부에 어떤 선입관이나 편견을 갖게 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말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로 확립됐다. 이 고검장 측은 지난 기일에서도 이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이 고검장 측은 당시 수사팀이 스스로 판단해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했다.

이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지난 2019년 당시 김 전 차관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이규원 당시 대검 진상조사단 검사가 위법한 방법으로 확인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이를 수사하려는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