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GNS 유나인 이재훈 대표이사 인터뷰

제너시스 BBQ의 맹활약이 눈에 두드러진다. 95년 16개의 BBQ 치킨 가맹점을 시작으로 2007년 기준, 총 35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했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너시스 BBQ의 빠른 성장은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2003년 중국, 스페인을 시작으로 지난 3월 미국 LA와 뉴욕 맨하튼 매장을 오픈하면서 모두 43개국 해외시장에 진출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치킨브랜드 제너시스BBQ가 BBQ, BBQ치킨&비어, BBQ참숯바베큐, 델리아띠, 닭익는마을, BHC, 유나인, 올리브떡볶이 등 10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일궈 낸 것에는 BBQ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도 한 몫 했다. “젊은 CEO가 많은 회사, 능력에 따른 파격적 발탁 인사”라는 제너시스만의 승진 및 임금제도에 대한 방침이 그러하다.

이재훈 대표이사가 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에게 발탁된 것은 이러한 사내 인재상과 맞아떨어진 것은 아닐까. 최근 윤 회장이 이 대표에 대해 소개하면서 “초밥을 판매하는 개인점포에서 약 20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를 탄생시킨 젊은 사장, 뛰어난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현재 2개의 외식 브랜드를 추가한 사장”이라고 하며 이 대표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재훈 대표이사 약력

1977 부산 출생
2000 한양대 원자력 공학과2년 휴학
2003 스시990 창업
2004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부산, 경남, 서울, 경기 등)
2006 전국 250여개 체인점 개점
2007 제너시스BBQ 내 (주)GNS 유나인 대표이사 취임
2008 유나인, 유나인스시앤우동, BBQ올리브돈까스 가맹사업 시작

BBQ 치킨연수원에서 2시간 열강한 것이 인연이 돼 현재 제너시스 그룹 계열 GNS 유나인 대표이사가 된 이재훈 씨. 작년 그의 BBQ 영입 과정도 이슈였지만 77년생 최연소나이로 이사직에 오른 것 역시 프렌차이즈 업계에선 화제다. 이미 2003년부터 테이크아웃 초밥 전문점 ‘스시990’으로 연 매출액 100억을 달성하며 여러 매체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자본금 800만원으로 부산대 앞에서 초밥 3개를 990원으로 팔기 시작해 3년 만에 250개 점포를 거느렸다.

이 대표는 그가 몰고 다닌 이슈에 비해 정작 본인은 특별한 것이 없다며 오히려 기자의 기사거리를 걱정했다. 이 대표 말대로 특별하지 않은 그의 평범함 속에서, 성공의 ‘백지 한 장 차이’를 들어봤다.

- 큰 일을 앞두고 잠을 설친다고 들었다. 완벽하려는 성향 때문인가.
“아니다. 완벽주의자는 사업가와 맞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물을 볼 줄 아는 시각이다.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크고 멀리 보지 못한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가’ 라는 것만 보면 실제 가지고 있는 공간을 놓치는 것과 같다. 나는 완벽주의도 아니고 사업적 감각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다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서울로 막 진출할 때 국가에서 KTX를 만들어줬고, 대구로 진출할 때 민자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모든 것이 생각한대로 된다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긍정의 힘. 그것이 내가 가진 경쟁력이라면 경쟁력이다.”

- 학교를 중퇴하면서까지 창업을 시작했던 이유는.
 “그런 상황 자체를 극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제대 후 부산(고향)에서 공부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일로 미뤄진 것이지 학교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복학 전에 마지막으로 사업을 해보자. 망해도 쫄딱 망해봐야 더 절박한 심정이 들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일이 현재까지 온 것이다.”

- 위기는 없었나.
“정말 많았다. 지금은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협박도 당해봤고 어떤 점주는 칼을 들고 와 위협한 적도 있다. 나이가 어리니까 편하게 접근했다가 나중에 틀어져서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 음해를 받아본 적도 있고 소송에 휘말린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눈 하나 꿈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원래 강심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주 내성적이었고 겁도 엄청 많았다.(아직도 놀이기구는 못 탄다) 사업을 하면서 하나씩 극복해나간 것 같다. 어느 정도 굴곡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은 전화위복이라 생각한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낀다.”

- BBQ로 영입된 지 2년째, 조직문화가 조금 경직돼있는 것 같다.
“경직돼 있는 조직이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BBQ의 확실한 상하수평관계는 오히려 내가 정착하는데 초석이 되어줬다. 대한민국에서 나이가 적다는 것은 힘든 것이지만 제너시스의 튼튼한 조직문화는 나이를 초월해 많은 기회를 제공했고 다른 조직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유명하면 자기만족이나 교만에 노출되기 쉬울 텐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다. 교만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순간 엄습했다가 순간 사라진다. 겸손도 교만하게 비췰 때가 있다. 사실 교만한데 겸손하게 보이려고 엄청 애쓰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정말 내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해서 교만한 생각이 엄습해도 곧 사라진다. 누구를 만나도 스승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잘하는 게 있는데 교만할래야 할 수가 없다. 또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많이 듣는 편이다. 겸손하지 못하면 듣지 못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지 못한 상태에선 듣는 척만 하게 되고 시간 낭비만 될 뿐이다. 하지만 나는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배우려는 입장에서 누군가가 물어오면 몇 시간이 걸려도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너만 알고 있어’라고 하면서도 핵심은 알려주지 않는 게 세상인심이나 서로 공개를 해서 정보를 공유해도 성공하기 힘든데 꽁꽁 안고 있으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는가.”

- 지금의 이 대표, 진짜 평범한 사람들과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
“두 가지인 것 같다. 남이 안 갔던 길을 간 것과, 먼저 간 것. 이번 총선에 77년생 국회의원 당선된 사람을 인터넷으로 검색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정치에 관심도 있고 나도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안 가본 길을 개척하되 함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 그래서 서산대사 휴정의 ‘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김치찌개 까스
돈까스 샐러드
-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젊은 나이에 창업을 시도한다면 남들보다 2배는 더 일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은 대통령도 친구도 ‘You’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장유유서(長幼有序)를 존중하는 사회에서 나이는 극복해야 하는 일 중 하나다. 그래서 더더욱 작업들을 합리적으로 해야 하고 설득시켜나가야 한다. 이런 것을 극복하지 못한 채 뛰어난 사업수완, 감각, 창업 아이디어, 창의성 등으로만 도전한다면 99.9%는 실패할 것이다. 또 나는 직원들에게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고 기업에 충성하라고 말한다. 기업에 충실하면 사람에게도 충실하게 돼있다. 누군가를 존경할 때도 그 분이 이뤄낸 업적을 존경하는 것이지 사람에 대한 맹목적 존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이 대표는 자신의 꿈엔 마침표가 없다고 말했다.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재산은 이건희 회장이 가지고 있는 재산과 사실 별반 다를 바가 없다”며 “돈 많은 부자라고 땅에 떨어진 만 원짜리 지폐를 안 주우며, 자판기에 잔돈이 남아있을 때 안 가져가겠는가” 라고 말해 부가 전부가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면서도 먼저는 우리나라 경제가 잘되는 것이고, 우리나라 경제가 잘 돌아가면 세계경제가 잘 되는 것이 꿈이다” 라는 이 대표의 말엔 가식이 없다. 그래서 더욱 서산대사의 명언을 되새기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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