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26

이준석, 선관위 힘 실어 줬지만

역선택 방지 두고 첨예한 대립

절충안 마련도 쉽지 않을 전망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경선준비위원회의 토론회 관련 논란으로 한바탕 내홍을 치른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경선 룰에 역선택 방지 문항의 포함 여부에 대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준위에서 논의한 경선 룰을 수정하고 적용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정홍원 선관위에 힘을 실어주긴 했지만, 대선 주자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어 문제 해결은 첩첩산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위원장도 선관위원장 명의의 호소문을 통해 대선 후보들을 향해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며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내야 하는 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 주 중에 경선 룰을 확정하기 위해 경선 후보들의 캠프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절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역선택의 포함 여부에 따른 유불리가 명확한 상황에서 대선 후보 캠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현재 역선택 방지에 반대하는 측은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역선택 방지에 찬성하고 있다. 야권의 빅4가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역선택 방지 찬성은 3명, 반대는 8명으로 반대 의견이 많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충남 천안 동남구 국민의힘 충남도당을 방문해 당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충남 천안 동남구 국민의힘 충남도당을 방문해 당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30

윤석열 후보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과 유승민 후보 캠프의 오신환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경선 룰에 대해 논쟁을 펼쳤다.

윤 대변인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반대하는 측에서 ‘외연 확장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는 논리에 약간 비약이 있다”면서 “애초에 저희 후보를 지지할 의사도 없는 사람에게 ‘저희 당 후보로 누구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어보는 것이 어떻게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승민 후보 캠프의 오신환 상황실장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라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안 된다”며 “여론조사 50%, 당원조사 50%로 결정하는 그 기준이 이미 당심의 50%를 반영했고, 국민들의 민심을 50%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우리가 도입한 제도”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로 경선 관리를 해 주실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며 “"대선도 지지율 30% 전후의 우리 당 지지자들만으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것을 역선택이라고 하지 않고 확장성이라고 한다”고 호소했다.

대선 후보 간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지 정당 대신 ‘정권 교체 찬성’ 여부에 대한 질문 등 여권 지지층이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한 여론조사와 포함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병행해 합하는 방식 ▲1차 예비경선에서만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후보들의 반발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관위에서 국민 여론조사에 지지 정당을 묻는 대신 ‘정권교체를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넣으려 한다고 전해진다”며 “윤석열 후보 밀어주기를 위해 최고위 추인을 받은 경준위 결정을 뒤집고,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포함시킨다면 경선은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야권의 대선 후보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당 선관위의 고심이 깊을 것”이라면서도 “(역선택 방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은 만큼 선관위에서 절충안을 마련해서 더 이상의 잡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예비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예비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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