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개신교에서 구원파로 알려진 종교단체는 모 일간지에 비리 집단인 양 보도돼 사회적으로 매장되다시피 했다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적이 있다. 당시 해당 언론은 눈에 띄지도 않는 곳에 한줄 정정보도 내보내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해당 교단은 그 피해를 지금까지도 입고 있다는 소속 신도의 하소연을 들은 적 있다.

그 밖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이단으로 지목한 국내 많은 개신교인 신도들은 자신뿐 아니라 때로는 자녀들까지 ‘이단 어린이’로 얼굴이 노출돼 억울함과 인권침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이단으로 살려면 과거 로마 지하교회 교인들처럼 때론 ‘순교의 정신’이 필요하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신이 무슨 종교를 가졌는지도 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가 겪지 않기 때문에 방관해온 국내 종교 인권침해를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됐다.

성경적 이단과 정통의 기준은 성경이겠지만, 세상 사람의 판단기준은 도덕적 잣대일 것이다. 세상 사람보다 추악한 성추행 학력비리 금권비리 등에 연루된 성직자들이 그득한 지금의 개신교가 남을 이단 삼단 논할 자격이 있는지는 자신의 양심에 물어볼 일이다. 또한 그런 목회자들에게 죄와 함께 할 수 없다는 하나님이 계실지도 성도 스스로 생각해보고 분별해야 할 것이다.

사회 소식과 더불어 범종교를 다루어온 천지일보가 종교의 자유와 인권침해를 주제로 토론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진정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지를 짚어보자는 것이다. 한쪽에서 아무리 인권침해를 호소해도 사회가 이를 무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사이비 집단’ 신도일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 때문이다. 나의 이런 편견은 죄 없는 소수 교단 신도들이 피해를 당해도 호소할 자리가 없게 만들고 있다.

피해자들은 남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원인 제공자로 지탄받는다. 그간 사회적 편견에 편승해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소수 종단과 해당 신도들에게 인권침해를 일삼고 이를 묵과해온 한국 종교계의 현실을 금번 포럼을 통해 짚어보고 우리사회가 인간의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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