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유교에서 이상적 인간상을 말할 때 ‘군자(君子)’라는 말을 쓴다. 군자는 어떤 사람을 말할까. 군자에게는 삼면(三面)이 있다고 한다. 먼저는 위엄이 있고, 그 안에는 따뜻함‧사랑‧긍휼함이 있으며, 또 다른 한 면에는 지혜 곧 논리적‧합리적인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군자삼면 중 하나인 지혜와 관련된 군자란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아프리카에 한 추장이 있었다. 그는 용맹했을 뿐 아니라 지혜를 겸비하고 있어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하루는 먼 곳의 식인종들이 그 부락을 습격해 왔다. 추장은 용사들을 데리고 멀리 사냥을 나가 있어서 부락을 지키고 있던 몇 명의 젊은이들이 식인종들을 대항해 용감히 싸웠으나 워낙 숫자가 부족해 거의 모두가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는 참패를 당했다.

저녁 때가 돼서야 마을로 돌아온 추장과 부하들은 그 처참한 광경을 보고 이를 갈며 분개했다. 그들은 당장 식인종들을 뒤쫓기 시작했고 강을 건너고 들판을 지나 오직 잡혀간 부락민들을 되찾고 식인종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또 뛰었다.

마침내 그들은 식인종들이 머무는 곳에 도착했다. 식인종들은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이른바 ‘수상족’이었다. 추장은 식인종들을 어떻게 공격해야 좋을지 궁리했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는 식인종들과 나무 위로 따로 올라가서 싸울 수는 없었다.

추장은 한 꾀를 떠올리고는 그들이 살고 있는 숲 주위에 젖은 나무를 쌓아놓고 연기를 피웠다. 그러자 식인종들은 피어오르는 연기에 질식돼 하나 둘 땅으로 떨어졌다.

그때 사냥을 나갔던 한 떼의 식인종 무리가 돌아오면서 두 부족 간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식인종들은 복수심에 불타는 추장 일행을 이길 수가 없었다.

이내 식인종들은 모두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추장은 도망가면서 쏜 식인종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 그 추장의 무덤에서 그를 닮은 꽃인 군자란이 피었다는 구전이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