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종철 기자] 금권선거 논란으로 비난을 받아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지난 7일 특별총회에서 길자연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했다. 금권선거의 장본인인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으로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 등 개신교 단체들은 특별총회 결과에 상관없이 해체 운동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대표회장 금권선거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선거 때마다 관행처럼 행해졌다. 지난 4월 초 SBS <기자가 만나는 세상 현장 21>는 금권선거로 논란이 된 한기총의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금권선거를 폭로한 목사들은 “한기총 선거에서 ‘십당오락’(10억 뿌리면 당선되고 5억 뿌리면 떨어진다)이라는 말이 오간다”고 실토했다. 이처럼 한국교회에서는 금품을 주고받는 것이 당연시 돼왔던 것이다.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는 “한국교회 가장 큰 병폐는 돈을 너무 숭배하는 것”이라면서 “하나님, 예수님보다 자기 교회를 더 중요시하고 세속적인 권한과 특권이 늘어나 타락하게 됐다”고 지적하며 한기총 해체를 주장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은 “한기총은 불법적 금권선거 등으로 시민사회와 교회 간 관계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며 개신교의 개혁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길자연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인준 받은 사실이 한국교회가 도덕적으로 무감각해졌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고 주장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조제호 사무처장은 “길 목사가 대표회장에 인준된 것은 한기총에 더 이상의 자정능력이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특별총회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돈과 권력에 눈멀어 자정능력이 없는 한기총은 해체돼야 한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기들의 권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물러나야 한다’ 등 한국교회 현실을 개탄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김홍기 총장은 “한국교회가 신학적 견해차이보다 교권적 이유로 사분오열 돼 연합회 회장이나 교단장이 되기 위해 금권선거 양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한국교회는 물량주의, 성공주의의 신앙에서 십자가 신학의 신앙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강조했다.

한편 한기총은 특별총회에서 ‘불법 금권선거 연루자를 영구제명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개혁안을 의결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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