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적십자회가 지난해 8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소독 등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지난해 8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소독 등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VOA 익명의 소식통 인용해 보도

“북한 행정절차 7개 중 2개만 완료”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백신 공급을 요청하고도 관련 행정 처리를 지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4일 백코백스와 북한 간 협상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백신 공급을 위해 필요한 7개 행정절차 중 2개만 완료했고, 외국인 구호 요원들의 방북도 거부하고 있다”며 “북한과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간 코로나19 백신 지원과 관련한 협상이 수개월 째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만일 북한이 서류작업을 신속히 했더라면 백신을 일부 받았을 것”이라며 “얼마나 받았을 지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이 가비의 규정을 따랐다면 지금쯤 백신 전달이 한창 진행 중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 코백스는 북한에 백신 199만 2천 회분을 배정하고 이 가운데 백신 170만 4천 회분을 지난 5월까지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과 효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부작용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합의서에 서명하길 꺼렸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국제요원 입국 거부와 전 세계적인 백신 부족 사태도 공급을 지연시켰다.

가비 절차에 따르면 백신을 전달할 때 국제 요원이 현장에 꼭 있어야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이유로 외부인들의 방북을 거부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더욱이 북한은 영하 60~ 90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이나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을 지원받기 위해 필요한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스템 구축을 돕겠다는 국제사회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가비는 이날 VOA에 보낸 입장문에서 “북한과 백신 제공 협상을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잠정적으로 전달 날짜가 가까워지면 시간표에 대한 정보를 더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회원국 194개국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북한, 탄자니아, 아이티, 에리트레아, 부룬디 등 5개국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