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0

감사원, 국회 조사 권한 없어

당 안팎의 비판에 입장 선회

당권 주자들도 “권익위 조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권익위원회에 의뢰한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 조사 카드를 고수하고 있지만, 당 안팎의 비판에 감사원에서 조사를 거부하면 권익위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합법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조사를 할 수 없는 기관인 감사원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당당하지 못한 온당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9일) 국민의힘은 감사원에 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조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국회의원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감사원법 24조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회 직원들을 감찰할 수 없다’고 규정돼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권익위의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장제원 의원도 부동산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한 것에 대해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판단은 실수”라며 “어설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아 한마디 한다. 감사원이 국민의힘 산하기관인가”라며 “감사원이 정치권이 의뢰하면 법에도 없는 일을 해주는 하청기관인가. 아직도 재보궐선거 승리의 달콤함에 빠져 있는 건 아닌가”라고 했다.

장 의원은 “국민은 (국민의힘이) 뭔가 찔려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했다”며 “감사원으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정식으로 퇴짜를 맞는다면 그때는 더 난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전현희 전 의원이 수장인 권익위에 맡기지 못하겠다는 결정까지는 옳다”면서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나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에 맡기거나 대한변호사협회에 의뢰해서 전수조사를 받으면 된다”고 제안했다.

당 대표 후보인 조경태 후보는 적극적으로 권익위 전수조사를 제안했고 이준석 후보도 “권익위도 딱히 의심할 건 없다고 본다”라며 “(권익위 차원의 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당 전략 회의를 통해 전수조사를 권익위에 맡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감사원에서 사실상 조사를 거부한 상황에서 여당과 같은 기관에서 조사를 받아 당을 향한 국민들의 의혹을 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