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공동체교회 박민수 목사 ⓒ천지일보(뉴스천지)
[미니인터뷰] 은혜공동체교회 박민수 목사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외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예수공동체’를 꿈꾸는 은혜공동체교회 박민수(46·사진) 목사. 그는 하나님 나라가 죽어서 가는 천국만 있는 게 아니라 이 땅에 이루어지는 천국도 있다고 말한다.

최근 은혜공동체교회 교인들은 일요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고 법회에 참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박 목사가 성경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느 목사들과 달랐다. 그는 목사들이 사랑과 자비를 강단에서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실생활에서는 자기 교단, 자기 교회밖에 모르는 편견과 독선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품고 살아가야 할 인류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종교라면 나는 따르고 싶다. 그러나 여기서 벗어난 종교라면 그곳에 몸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많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성경에서 말한 천국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가 말한 하나님 나라는 개신교에서 말하는 것과 다르다. 죽어서 가는 하나님 나라가 아닌 이 땅에 이루어지는 천국을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신교가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 자세를 보여 문제가 되는 것을 언급하면서 “만약 예수님과 부처님이 공존하셨다면 두 분이 서로 싸웠을까요? 오늘날의 개신교인처럼 예수님이 불당에 들어가서 그렇게 휘젓고 다녔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 설교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대부분의 목사가 성경에서 가르쳐야 할 핵심을 빠뜨린 채 설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 한 율법사에게 예수님이 ‘구원받기 위한’ 조건을 말한 것인데 마치 ‘구원받은’ 사람들이 살아야 하는 방식처럼 가르친다”며 “맥락이 중요한데 앞뒤 문맥은 다 잘라버리고 모순되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10여 년 전 서울 왕십리의 한 교회에 부목사로 있을 때 목회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찾던 중 ‘성도를 돕는 목회’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한다.

그는 “부목사로 사역하던 중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큰 교회를 지어서 성도를 도구 삼아 자기 이름이나 높이는 모습에 회의감이 들었다”면서 “‘이것이 과연 성도를 돕는 길인가?’라는 생각에 교회를 개척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박 목사는 성도를 돕는 길은 자기 권위를 버리고 다가가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함께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큰 교회를 꿈꾼 게 아니라 하나의 ‘예수 공동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누구든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다”면서 “2천 년 전 예수님이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셨듯이 말이다”라며 소박한 꿈을 내비쳤다.

그의 수첩에는 빽빽하게 성도와의 만남이 약속돼 있다. 상담을 통해 성도들이 위로받고 힘을 얻는 것을 보면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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