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집회 현실 ‘보여주기식 이벤트’ 지적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교회 곳곳에서 회복을 위한 기도 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변화없는 형식적 회개가 아니라 신앙의 본질인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한국교회본질회복성회’에서 해오름교회 최낙중 목사는 “호세아 6장 1절의 ‘돌아가라’는 말은 본래 원위치 곧 신앙의 근본인 ‘말씀’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며 “말씀을 떠나 사는 것은 마치 물을 떠난 고기와도 같다. 깨닫고 돌아가면 다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교회본질회복성회가 2017 종교개혁500주년성령대회 주최로 지난달 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목회자와 성도 5000여 명은 한국교회의 잘못은 모두 ‘내 탓’이라며 회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를 비방하는 각종 인터넷 등 매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하며 회개와 자성을 촉구했다.

소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신앙의 본질인 그리스도의 피묻은 복음은 온데간데없고 욕망의 바벨탑만 높아져 가고 있다”면서 “누구의 죄입니까? 오늘 저와 여러분의 죄”라고 시인했다.

이날 공동대표회장‧공동강사단장‧본부장‧총재 등 갖가지 이름으로 참여한 20여 명의 목회자는 기도시간에 무대에 올라와 무릎 꿇고 두 손을 들고 회개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교회의 잘못은 모두 ‘내 탓’입니다. 내가 먼저 고치겠습니다”라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 회개기도 시간에 목회자들이 일제히 무대에 무릎 꿇고 두 손을 들고 자신들의 잘못을 애통하며 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렇게 한국교회에서 잃어버린 영성과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자 애쓰지만 일부 목회자 사이에서는 이마저도 ‘보여주기식 이벤트’ 집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강남향린교회 이병일 목사는 “대규모 집회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자기 교단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며 “진정한 회개는 한 번 모여서 기도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개했다면 성경 말씀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앞서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은 잠실체육관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열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부패하고 타락한 한국교회가 살 길은 오직 기도뿐’이라며 2만여 명의 목회자와 신도들은 목 놓아 회개했다.

신천교회 송용걸 목사는 “한국교회가 거룩에는 관심이 없고 돈과 숫자놀음에만 눈독을 들이다 보니 오늘날 예배는 경건이 아니요 오히려 불법”이라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아니요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 재주를 다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대회장 밖에서는 기독시민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이 한기총 사태의 당사자인 길자연 목사와 공금횡령사건에 연루된 기도한국2011 준비위원장 정삼지 목사 등 기도한국 관계자의 회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교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금권선거 관련자들의 진정한 회개 없이 그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지는 집회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평신도 사이에서도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 집회로 끝나면 의미 없으며 신앙의 본질인 ‘말씀’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기순(56,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집사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믿는 체하고 그저 교회 테두리 안에서 복종과 맹종을 가르치고 있다”며 “집회만 한다고 해서 변화되는 게 아니라 말씀과 삶이 하나가 돼야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