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차이잉원 대만 총통. (출처: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차이잉원 대만 총통. (출처: 뉴시스)

커지는 중국-대만 전쟁 우려

시진핑, 대만 통일 업적 욕심

中 군대 현대화로 자신감 생겨

중·대만 워게임에서 미국 패배

국제사회도 큰 반응 없을 수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70년 이상 중국과 대만은 타격을 피해왔다. 1927년 시작된 국공내전이 1949년 중국 공산당의 승리와 국민당의 후퇴로 끝나 중국 대륙과 대만섬으로 분리된 이후부터다.

이후 대만과 중국 본토를 갈라놓는 대만해협은 끊임없는 긴장감이 감도는 장소였으나 지난 10년 반 동안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고려하고 있다는 불안한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의 싱크탱크는 중국과 대만이 현재 ‘전쟁 직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으며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도 “중국이 곧 무력을 동원해 세기에 걸친 내전을 끝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홍콩 보안법, 대만 평화통일의 종말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임자들보다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의지가 더 강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17년 “완전한 국가 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필연적 요건”, 2019년 “현재 정치 구조는 양안간 불안이 근본이며 이를 대대로 가져갈 순 없다” 등의 발언을 통해서다. 시 주석은 실제 대만과의 통일이 그의 개인적인 유산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안 평화통일의 전망은 수년째 사라지는 양상이다. 스스로를 중국인이라고 여기거나 중국 본토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 대만인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평화통일의 종말을 알리는 소리는 작년 6월 중국이 홍콩에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고 모든 분야에 있어 홍콩을 중국 본토화 하면서 나타났다.

【싼야=신화/뉴시스】 2018년 4월 남중국해에서 중국군 사상 최대규모의 해상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중국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싼야=신화/뉴시스】 2018년 4월 남중국해에서 중국군 사상 최대규모의 해상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중국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해군 현대화 사업 속도를 높여 세계 일류 해군이 되자"고 강조했다.

◆中 군사력↑… 무력 부추기는 고문들

중국은 대만 인근에서 군사작전을 가속화해 작년 한 해에만 380차례에 걸쳐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지난 4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5대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대만 가까이에 보냈다. 이제는 중국군이 이 지역에서 미군과 맞설 수 있다는 시 주석의 자신감이다.

1996년만 해도 미국의 항공모함이 대만 해협 근처로 항해에 나서면 중국은 물러났다. 이후 25년간 중국은 군대를 현대화했고, 상황은 변했다.

중국 정부는 하드웨어, 조직, 병력 구조, 훈련 개선을 포함해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침공하고 점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 창설 이래 가장 야심찬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군의 역량을 더욱 확장했는데 공군과 해군, 육군 등이 함께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새로운 군사력을 주장하는 중국 정부 내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몇몇 퇴역 군 장교들은 공개적으로 중국이 더 오래 기다릴수록 대만을 장악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국영 뉴스와 인기 웹사이트 등도 중국군의 신속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제 자신뿐 아니라 무력 통일을 촉구하는 군사 고문들 사이에 있는 것이다.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 민심도 이와 크게 다르진 않다. 환구시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인의 70%는 대만과 본토를 통일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37%는 3~5년 내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중국 군사 계획자들이 대만을 장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네 가지 주요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만 군대와 정부, 민간의 무장을 해제하기 위한 공습 ▲해상 습격부터 사이버 공격 등 대만 봉쇄 ▲미군 공습 ▲중국 육군, 해군, 공군 등 연합군의 대만 상륙작전 등을 제시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처음 세 가지 작전을 중국군이 성공하는 데 대해 이견이 없으나 마지막 대만 상륙작전의 성공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었던 필립 데이비드슨은 중국이 6년 내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다른 관측통들은 2030년이나 2035년까지로 봤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몇 년간 공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다. 이에 미국이 반응할 기회를 가지기도 전에 중국이 대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미 국방부와 랜드연구소가 대만을 놓고 중국과 워게임을 벌였을 때 미국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결국 중국이 무력을 행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제 승리 가능성보다 이에 대한 중국 지도자들의 인식이 중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전략가들은 일반적으로 미국이 군사적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나 대만이라는 국지적인 힘의 균형은 중국에 더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전했다.

[신주=AP/뉴시스] 지난 1월 대만 북부 신주에서 대만 전차가 보병과 함께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전차와 박격포, 소형 화기 등을 동원한 대만군은 중국의 군사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기동 훈련을 했다.
[신주=AP/뉴시스] 지난 1월 대만 북부 신주에서 대만 전차가 보병과 함께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전차와 박격포, 소형 화기 등을 동원한 대만군은 중국의 군사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기동 훈련을 했다.

◆경제 부담?… “돈보다 주권 중요”

다만 대만 공격에 있어 중국에게 가장 큰 부담은 경제다. 대부분의 서방 분석가들은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향상시키는 시 주석의 ‘중국몽’ 계획이 군사력 사용을 단념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10대 교역국 중 8개국이 민주주의 국가이며 중국 수출의 약 60%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중국이 유럽연합(EU)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을 때 맺은 합의에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고, 이는 중국 정부 관리들의 ‘믿는 구석’이 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실제 대만에 침공한다 해도 국제적으로는 기껏해야 상징적인 제재와 비판이 담긴 성명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콩과 신장에서의 중국 정부의 탄압에 대한 국제적 반응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한 예비역 고위 장교는 포린어페어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의 주된 관심사는 비용이 아니라 주권이다. 중국 지도자들은 항상 이를 위해 싸울 것이다. 그리고 만일 중국이 미국을 이긴다면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에서 새로운 지배 강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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