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 협회장

중국이 아리랑을 자기네 문화재로 지정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전문가들은 동북공정의 치밀한 수순 밟기로 유네스코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란 점에서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우리가 우리 것에 너무 흔해 국민적 관심이 소홀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부재 현실에서 빚어진 일로 당혹감을 느끼게 한다. 과연 일반 국민들의 정서에 이 문제가 얼마나 피부에 와 닿을까도 문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아리랑은 민족혼이자 정서 DNA다. 그 어떤 역경에서도 들풀처럼 일어세운 힘의 원천이 아리랑에 있다. 세계인들 역시 코리아는 몰라도 아리랑은 안다.

지난해 한 방송사의 특집 프로그램에서 한국에서 오래 산 경험이 있는 100세 미국할머니가 피아노 반주로 들려준 아리랑 합창은 아리랑이 얼마나 탁월한 음악적 가치가 있는가를 체험적으로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과거 恨(한)의 아리랑을 넘어 응원가로서, 댄스뮤직 카페 공간에서, 길거리에서, 젊은이들이 아리랑을 새로운 버전의 문화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한류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이때에 등잔불이 어둡다고 바로 옆 나라 중국에서 우리 아리랑을 수탈하듯 자기네 문화로 가져가려는 침략적 공세에 우리의 대응이 과연 어떤가.

제 나라 제 문화를 지키지 못해 일어난 치욕의 역사, 뼈아픈 과거는 겪을 만큼 겪었다. 아리랑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위해 아리랑 문화를 살려야 한다. 그간 민간단체들이 아리랑 연구를 하고 행사를 벌여도 이 행사가 어느 지자체의 이벤트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우리가 아리랑을 홀대한 것이다.

자기 것을 사랑하지 않고 남의 것만 흉내 내다보면 정체성이 위기를 맞게 된다. 남의 집 앞마당에 들어와 기둥뿌리를 빼가도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을 것인가.

세계인들에게 한(恨)을 극복한 비바 아리랑(Viva Arirang)이 아리랑 수난으로 이어진다면 이 비통한 슬픔을 어찌할 것인가.

해외 교포는 물론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동포는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중국의 이 같은 수탈적 근성을 알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이어 아리랑 분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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