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본점 (제공: NH농협은행) ⓒ천지일보 2021.5.28
NH농협은행 본점 (제공: NH농협은행) ⓒ천지일보 2021.5.28

농협銀 “비밀번호 소홀히 다룬 점 인정”

“적금 강매 아닌 자산관리 서비스 일환”

온라인·SNS서 국민적 공분 들끓어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NH농협은행이 로또 1등 당첨자의 비밀번호를 묻고 적금 상품을 강매했다는 제보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잇따른 직원 비위 문제로 허술한 내부구조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농협은행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8일 MBC보도에 따르면 최근 로또 1등에 당첨된 A씨는 서울 서대문 농협은행 본점을 찾았다. A씨의 당첨금은 43억원으로 세금을 뗐을 때 29억원을 받게 된다. A씨는 로또 당첨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갔지만, 은행 직원으로 인해 다른 고객들도 A씨의 당첨 사실을 알게 됐다.

농협은행 직원은 1층 프론트에서 노골적으로 로또 당첨금을 찾으러 온 것과 회차, 어디서 당첨됐는지 등을 물었다. 이 때문에 A씨는 당혹스러운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본점 3층의 당첨자 전용 창구에서도 황당한 일은 계속됐다. 당첨금을 받을 통장을 개설하면서 은행 직원은 비밀번호를 구두로 불러줄 것을 요구했다. 고객의 통장 비밀번호는 은행 직원들에게도 비밀이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단말기에 입력하게 하는 것과 상반된 것이다.

농협은행 직원의 만행은 이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은행 직원이 당첨금을 5억원 규모의 연금 상품에 넣으라는 요구를 하고, 이를 거절하자 다른 상품을 계속 들이밀었다며 분통을터트렸다. 결국 A씨는 계획에도 없던 적금을 하나 가입해야 했으며, 이 적금 통장의 비밀번호도 은행 직원이 직접 입력했다.

아울러 로또 당첨자에 대한 상품 강매가 처음이 아니라는 제보도 나왔다. A씨 앞으로 다른 1등 당첨자 B씨와 C씨는 당첨금을 찾는 과정에서 두 시간을 기다리거나, 금융상품을 강제로 설명하고 가입시키는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비밀번호를 소홀히 다룬 점을 인정했으나 적금 강매가 아닌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첨자 A씨는 현재 금융감독원에 정식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번 사태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온라인과 SNS상에서 이를 지적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최근 농협은행 직원의 잦은 비위가 드러나면서 날을 세우던 여론이 더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 네티즌은 “당첨자가 똑똑해서 다행이지, 은행 직원들이 사람을 호구로 봤다. 당첨 공개한 것도 사과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직도 농협이 이런 짓을, 한심하다. 즉시 시정조치 해야 한다”며 “감사부서는 확인 시정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터질 것이 터졌다, 이제 강매 안 하겠다” “자산관리 서비스라니, 변명에 능숙한 인간들이다. 금감원에서 확실히 조사해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한다” “환장하겠다. 완전 고객을 봉으로 안다” “썩어빠진 금융기관이 농협”이라는 글도 나오면서 들끓는 여론을 보여주고 있다.

트위터에서도 “농협은행은 왜 타인 통장 비밀번호를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농협은행은 강도인가?” “비밀번호를 묻는 것은 잘못됐다. 보이스피싱·스미싱과 뭐가 다른가. 징계하라”는 등 농협은행을 지적하는 여론이 가득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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