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털곰팡이균 감염자를 진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털곰팡이균 감염자를 진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코로나19 대확산 중인 인도에서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검은 곰팡이증까지 유행할 조짐이다.

23일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전날까지 검은 곰팡이라고 불리는 털곰팡이증(모균증) 감염자가 인도 전역에서 9000명이 넘게 보고됐으며, 2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AFP통신은 털곰팡이증이 인도에서 본격적인 유행 조짐을 보인다고 전했다.

털곰팡이증은 보통 흙이나 썩은 과일 등에 있는 곰팡이 때문에 생기는 희귀한 질병이다.

털곰팡이증에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거나 눈이 붓고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부비동 감염으로 시작돼 눈, 폐, 뇌까지 전이되는 경우도 있다. 조기 발견 시 8주가량 항곰팡이 정맥 주사를 맞으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발견이 늦으면 두 눈을 적출하거나 턱을 제거해야 하는 등 치명적으로 변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발표된 털곰팡이증 사례에 대한 검토 결과 치사율은 54%로, 폐로 전이된 사람의 치사율은 76%로 더 높았다.

여기에 털곰팡이증 치료제인 암포테리신은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털곰팡이증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발병률이 커졌다고 HT는 분석했다.

찬디가르 대학원 의학 교육 연구소의 아루날로크 차크라바르티는 지난 12일 힌두스탄타임스(HT)에 “털곰팡이증 감염은 작년 9월과 12월 사이 전국 16개 센터에 걸쳐 2.5배 증가했다”며 “이번에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연방 보건복지가족부는 많은 질병이 병원균과 싸우는 능력을 감소시키는 다른 건강 문제로 약물 치료 중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임상의들도 코로나19 환자에서 발견된 몇 가지 요인들이 털곰팡이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염증 방지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한 환자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털곰팡이증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산소 공급이 부족하고 나쁜 수질의 물을 섭취하는 것도 곰팡이균에 더 노출되는 한 가지 원인으로 여겨진다.

다만 검은 곰팡이증은 사람과 사람 사이 전염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란디프 굴레리아 소장은 22일 현지 NDTV에 검은 곰팡이증은 감염자와의 접촉에 의해 전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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